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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06 18:57 수정 : 2005.05.06 18:57

신승철 소설집 ‘낙서, 음화 그리고 비총’

소설가 신승철(40)씨가 첫 번째 소설집 <낙서, 음화 그리고 비총>(문이당)을 묶어 냈다. 1996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신씨는 앞서 장편소설 <크레타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를 내놓은 바 있다.

표제작은 조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신문사 기자 두 사람이 정유재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 군대에 의해 잘린 의병들의 코 무덤을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이 시대 지식 노동자의 음울한 초상을 점묘한다. 화자 ‘나’는 화장실의 낙서와 음화를 사진기에 담는 데에서 모종의 보람을 느끼는 인물이고, 그의 후배 기자인 ‘김’은 상사에게 밉보인 끝에 지방 주재기자로 발령난 처지이다. 축농증으로 인한 냄새 상실증에 시달리며 유달리 코에 집착하던 두 사람은 코 무덤을 찾아 여행에 나서지만 결국 확인한 것은 흙이 담겨진 항아리일 뿐이다.

소설을 쓰기 위해 고시원에 들어간 주인공이 아무런 까닭 없이 칼에 찔려 죽어 가면서 사건의 전말을 회고하는 <연세고시원 전말기>, 더러운 욕망의 각축장인 잡지사를 그만두고 촛불시위에 나간 주인공을 등장시킨 <광화문 그 사내> 등은 마찬가지로 환멸이 유일한 무기인 무력한 지식인의 내면을 돋을새김한다. 치매 증상이 있는 할머니와 장성한 손자 사이의 대화만으로 이루어진 <해거리>는 문체와 구성에 있어서의 작가의 실험정신을 느끼게 한다.

최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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