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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13 17:15 수정 : 2005.05.13 17:15

청소년 소설 ‘내사랑 사북’ ‘누나의 오월’ 나란히 선

1980년 4월의 ‘사북사태’와 그 해 5월의 광주항쟁을 소재로 삼은 청소년 소설 두 편이 나란히 출간됐다.

이옥수씨의 〈내 사랑, 사북〉은 사계절출판사의 청소년물 시리즈 ‘1318문고’의 34번째 권으로 나왔고, 소설가 윤정모씨의 〈누나의 오월〉은 어린이책 전문 출판사 산하가 새로 기획한 청소년물 시리즈 ‘이삭문고’의 첫째 권으로 선을 보였다.

〈내 사랑, 사북〉은 중3 여학생 ‘수하’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사북사태라는 역사적 사건을 소설화한다. 수하는 탄광 후산부인 아버지와 ‘왕짠돌이’ 어머니, 그리고 남동생과 함께 탄광 사택에 산다. “나는 지금 짝사랑에 빠졌다”는 소설 첫 문장마따나 그 아이가 사택촌 이웃에 사는 젊은 광부 ‘정욱 오빠’를 상대로 풋풋한 연정을 품고 서투르지만 나름대로 진지하게 사랑의 행로를 모색하는 모습이 소설의 한 축을 이룬다.

소설의 다른 한 축은 바로 사북사태라는 역사적 사건이다. “하늘 두 꺼풀을 덮어쓰고 사는” 탄광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은 수하의 아버지를 비롯한 일단의 광부들이 갱에 갇히는 사건을 통해 극적으로 부각된다. 성실한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노동 조건과 처우의 개선을 요구하는 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고, 상황은 훗날 ‘사북사태’로 불리게 된 폭력적인 분노의 분출로 이어진다. 작가는 십대 소녀의 눈높이로써 커다란 역사적 사건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

〈누나의 오월〉은 광주항쟁이 벌어진 지 5년 뒤인 1985년 5월이 시점을 택해 ‘5월 광주’의 의미를 추체험하도록 한다.

주인공은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인 ‘기열’이다. 그가 담임 선생님의 인솔로 5·18 묘역을 다녀온 일을 계기로 ‘그 해 5월’에 있었던 누나의 죽음을 회고하는 것이 소설의 대강을 이룬다.


소설이 진행되면서, 공장 노동자를 거쳐 다방 종업원으로 일하던 누나가 학살과 항쟁의 와중에서 과도하게 헌혈을 한 끝에 기력이 쇠해 죽어 갔음이 드러난다. 역사적 사건의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대신 시간적 거리를 두고 서술함으로써 사태의 의미를 차분하게 성찰하게 했지만, 상황이 철저하게 간접적으로 전달됨으로써 현장의 실감을 놓치고 있는 점은 아쉬움을 준다.

최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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