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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륭씨 신작 소설집 ‘소설법’ 출간 |
'죽음의 한 연구' '신을 죽인 자의 행로는 쓸쓸했도다' 등 신화와 종교를 바탕에 깐 난해한 작품세계를 선보여온 중진작가 박상륭(65) 씨가 신작 소설집 '소설법'(현대문학)을 냈다.
소설집 '잠의 열매를 매단 나무는 뿌리로 꿈을 꾼다' 이후 3년 만에 출간한 다섯 번째 소설집이다. 책의 제목은 '작은 설법'(小, 說法)과 '기승전결과 육하원칙으로 이루어진 소설쓰는 법'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작가는 자신의 철학과 종교적 해석을 기초로 소설 쓰는 법이 무엇인지 이 작품을 통해 설법한다. 오랜기간 집필해온 미발표작이다.
소설집은 장자의 '남화경'의 구성법에 따라 '내편' '외편' '잡편'으로 꾸몄다. 내편에는 표제작을 비롯해 성적 불구자인 어부왕, 시동, 패관인 박씨가 등장하는 '무소유', 지난해 '현대문학' 2월호에 '두 집 사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작품으로 비극적 운명의 전형인 구약성경의 카인을 신화적, 종교적 특성을 통해 분석한 '역증가'가 실렸다.
외편은 내편에 대한 주석들인 셈으로 '잡상 둘' '만상 둘' '위상 둘' '오상 둘'이 실렸다. 잡편은 외편을 다시 해설한 작품으로 환경에 대한 작가의 철학적 사유와 견해를 밝힌 '깃털이 성긴 늙은 백조/깃털이 성긴 어린백조' 'A RETURN TO THE HUMANET'이 실렸다.
문학평론가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는 "품바꾼이니, 패관이니 하며 방언의 탈을 빌려 거의 고압적 협박투로 덤비던 종래의 모습과는 달리 이번 창작집은 썩 친절하고 겸손해져 그 어느 때보다 박상륭의 소설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이번 소설집은 자이나교도 박상륭의 각설이 타령의 정점이랄까 가장 최신품이자 도달점으로보이는 장엄 화려한 글모음"이라고 평했다. 288쪽. 9천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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