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5.26 17:14
수정 : 2005.05.2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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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독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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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에 모든 이들이 잠든 사이 우주 안의 모든 것이 두 배로 커졌다고 상상해 보라.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을까? 어떤 것을 자로 재어보고 변화를 알아낼 수 없다. 미터법의 근본 척도도 역시 두 배가 되었기 때문이다.
사물이 더 커 보일까? 침실 벽의 그림은 두 배로 커졌다. 그러나 내 머리도 그림으로부터 두 배 떨어져 있다. 이 두 요소가 정확하게 상쇄되어 어떤 변화도 제거한다.
변화를 알아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변화는 있는 것인가?
혹시 신이나 우주 밖의 존재라면 그 변화를 알 터이므로 밤새 두 배 되기는 실재한다고 말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신을 포함해서 두 배로 커져야 한다. 신이라도 변화를 증명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렇다면 변화는 실재하는가? (95~96쪽)
겁쟁이 게임이 있다. 두 운전자가 차를 몰고 서로를 향해서 달린다. 서로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둘 다 죽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끼리 게임을 치를 때 최선의 방향은 상대방도 같은 선택을 할 정도로 똑똑하리라는 희망을 갖고 핸들을 돌리는 것이다. 이제 전지한 상대자와 게임을 한다고 상상해 보자. 그는 나의 행동을 완벽하게 예측한다. 아이쿠 큰일 났군. 그러나 곰곰이 짚어보면 나는 도저히 질 수 없다. 나의 최선의 선택은 비키지 않는 것이다. 그것을 예측한 ‘다 알아’씨는 선택지가 둘뿐이다. (창피를 겪더라도) 비켜서 살아남든가, 비키지 않고 죽든가. 그가 합리적이고 죽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피할 수밖에 없다. 결국 전지한 사람은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오늘 날에도 겁쟁이 게임을 실행하는 사람은 늘 있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미-소의 겁쟁이 게임으로 해석하였다. (336~3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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