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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돈으로 평가되는 곳에 정의와 번영이 실현되겠습니까” |
‘유토피아’ 책 속으로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불평과 절망에 싸여 있는 가운데, 혼자 호화롭고 사치스런 삶을 즐기는 자는 감옥을 지키는 간수라고는 할 수 있어도 나라를 다스리는 자라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요컨대, 다른 병을 일으키지 않고는 하나의 질병을 치유하지 못하는 자가 돌팔이 의사이듯, 백성들의 건전한 생활조건을 망침으로써밖에 나라의 삶을 개혁하지 못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자유인을 다스릴 줄은 모른다는 것을 마땅히 시인해야 할 줄로 압니다.”(제1권)
“그런데, 모어 선생, 솔직히 제 심정을 말씀드리자면, 사유재산이 존재하고 모든 것이 돈으로 평가되는 곳에 정의와 번영이 실현될 수 있으리라고는 믿어지지 않습니다. 가장 나쁜 시민들이 가장 좋은 것들을 갖는 곳에 정의가 있다거나, 극히 소수가 모든 것을 나누어 갖는 곳에 번영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라면 말입니다. 그리고 그 소수가 모두 고르게 다 유복하지 않다고 치더라도, 나머지 대다수가 비교할 수 없이 비참하게 사는 곳에 어찌 정의와 번영이 가능할 수 있을까 여겨집니다.”(제1권)
“자만심은 번영을 그 스스로의 이득으로 가늠하지 않고, 남의 손해로 가늠합니다. 만약에 지배하며 경멸할 수 있는 가난한 무리가 없다면, 가난한 자의 불행에 비하여 그 행운이 찬란히 빛나지 않는다면, 부의 과시가 남의 가난을 더 뼈아프게 하지 못한다면, 자만심은 여하한 숭배의 대상이 된다 해도 마다할 것입니다. 이 지옥에서의 뱀은 언제나 인간의 마음을 감아 조이면서, 더 나은 생화를 가지려는 것을 방해함에 있어서는 마치 흡착상어처럼 작용합니다.”(제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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