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6.16 18:45 수정 : 2005.06.16 18:45

세금이야기
\

권력, 왕조, 국가 등 지배세력이 있으면 반드시 세금이 있다. 지배세력이나 백성이나 풍요로울수록 좋아하는 것은 마찬가지. 하여, 권력은 어떻게 하면 많이 뜯어낼까를 고민하고 백성은 어떻게 하면 뜯기지 않을까를 고민한다. 세금이 정당성을 얻는 것은 세금과 그에 따른 급부가 심리적인 평형을 이룰 때에 국한된다. 하지만 그것은 영원히 이를 수 없는 것이어서 세금을 둘러싼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의 길항관계는 인류의 역사를 관통한다.

<세금이야기>는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세금 문제의 역사적 전개’ 과정을 모아 엮었다. 13개 장 두툼한 400쪽의 책은 자연스럽게 ‘세금으로 본 역사’가 되어 버렸다. 로마와 이슬람이 세금 때문에 망조가 들었다든가, 근대 프랑스와 영국의 폭동, 미국의 반기 등의 배경에는 세금이 있다를 거쳐 WTO(세계무역기구) 체제에 이르면 세계사가 꿰어지지 않겠는가.

지은이는 미스테리로 남은 아즈텍의 몰락이 사실은 세금과 관련돼 있다고 말한다. 가혹한 세금 정책에 반기를 든 인디언과 아즈텍이 끝내 굴복시키지 못했던 틀락스칼라가 스페인의 코르테스 편에 붙으면서 전쟁의 운명이 갈렸다는 것이다. 또 미국 남북전쟁의 원인은 남부에 불리한 관세정책 때문이라는 것과 전쟁 2년째 패색이 짙어진 링컨이 던진 승부수가 노예해방이라는 얘기는 재미 있다.

서양 이야기를 주로 하고 중간에 동양의 사례를 부록처럼 끼워넣었다. 또 한국은 시대별 조세제도를 개괄하는 것으로 그쳤다.

지은이는 아테네가 분배주의 때문에,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이 근시안적인 길드(요즘의 노조) 때문에 몰락했다면서 정책 방향을 암시한다. 가장 높이 친 지배자는 세금을 가장 적게 매긴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다.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