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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보 <동명왕의 노래> <조물주에게 묻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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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출판사서 판권 확보 5~7권 내 시 짓기에 일가를 이룬 이로서 그는 시에 관한 시, 그러니까 시론(詩論)에 해당하는 시도 여럿 남겼는데, 겉치레일 뿐인 꾸밈을 배격하고 진실된 울림을 강조한 대목은 지금 읽어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욱이 버려야 할 것은/깎고 아로새겨 곱게만 하는 버릇/곱게 하는 것이 나쁘기야 하랴./겉치레에도 품을 들여야 하지만/곱게만 하려다 알맹이를 놓치면/시의 참뜻은 잃어버린 것이다.//요즈음 시 짓는 사람들은/시로 사람을 깨우칠 줄 모르도다./겉으로는 울긋불긋 단청을 하고/내용은 산뜻한 것만 찾누나.//시의 내용이란 진리에서 나옴이라/되는대로 가져다 붙일 수는 없는 일/진리는 찾기 힘들다 하여/애써 겉모양만 곱게 다듬어/이것으로 사람들을 눈부시게 하여/내용이 빈 것을 가리려고 하누나.”(<시에 대하여>)
이제현(1287~1367)은 원나라의 내정 간섭이 극심하던 고려 후기에 벼슬을 시작했으며, 특히 30년에 걸쳐 다섯 차례나 중국에 다녀온 ‘중국통’이었다. 그러나 고려 정부의 대변인 노릇을 하며 한족 학자들과 널리 교유하면서도 고국을 향한 그리움은 오히려 더욱 커져만 갔다. “늦가을 궂은비는 청신수에 흩뿌리고/저문 날 구름 깃은 백제성에 걸렸도다./고국의 순챗국이 양고기보다 낫거니/돌아갈까 말까를 점칠 까닭 있으랴.”(<고국에 돌아가고파>) 충북 진천 태생으로 작가동맹 중앙위원회 고전문학분과위원장과 김일성대 언어문학연구부 교수를 지낸 옮긴이 신구현은 “그의 문학은 지배층에 대한 냉혹한 증오심과 백성들에 대한 뜨거운 동정심으로 일관되고 있으며 고상한 애국주의와 인도주의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고 평했다.최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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