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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30 18:35 수정 : 2005.06.30 18:35

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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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경남 하동에서 공룡알 화석이 처음 발견된 이후 한반도는 이제 세계 공룡학자들이 알아주는 ‘공룡알 화석이 많이 발견되는 곳’이 됐다. 국내 공룡 연구자도 200여명으로 늘었다. 우리말을 딴 공룡 학명이 등장했고 내년엔 국내에서 세계공룡심포지엄도 열린다. 한반도에서 완전한 꼴을 갖춘 공룡뼈가 발굴될 날도 머지 않았다고 연구자들은 기대한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동물학과 크리스토퍼 맥고원 교수가 쓴 <공룡>(이지북 펴냄)은 국내 학자의 저술은 아니지만 공룡 연구성과와 대중적 관심이 조금씩 자라나는 분위기에서 공룡 지식의 눈높이를 조금 더 높여줄만한 공룡 전문과학서다. 출판사가 내세우는 표현대로 ‘어른들을 위한 공룡책’쯤 될까.

‘관절과 뼈로 알아보는 공료의 진실’이라는 부제처럼 공룡 연구현장에서 전해들을 만한 이야기들, 곧 척추 뼈대의 작용원리, 공룡의 몸크기, 공룡의 뇌와 지적 능력, 어룡과 수영의 역학, 날개 달린 익룡과 항공역학 등이 자세히 다뤄졌다. 이를 바탕으로 공룡의 생태나 생활·양육법, 6500만년 전 멸종의 비밀, 중생대 자연환경 등에 대한 설명들이 뒤따른다.

무엇보다 이 책은 지금은 없는 공룡의 모습과 소리, 걷기 속도, 수명, 새끼 양육법 등 갖가지 정보를 공룡 화석의 뼈 조각 몇개만으로 어떻게 알 수 있는지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또 박물관이나 영화에서 만나는 잘 짜맞춰진 공룡 모습의 무대 뒤편에서 ‘과학적 추리’에 골머리를 썩이는 연구자들의 모습을 내비친다. 화석 뼈 조각이 지나간 사건의 유일한 ‘단서’라면 공룡 연구자들은 이런저런 단서들을 맞춰 당시 상황을 추적하는 ‘수사관’인 셈이다.

예컨대 공룡이라는 건축물을 이루는 골조인 뼈 조각들을 통해 공룡 연구자들은 뼈들을 잇는 인대를 그려내고 뼈와 근육을 잇는 힘줄, 관절 표면을 이루는 연골의 모습을 짜맞추며 ‘살아 있는 골격 기능’을 찾아나간다. 공룡 이빨은 공룡의 먹이습성을 보여주는 단서가 된다. 화석이 발견된 곳 주변의 지형 특성과 다른 동식물 화석들은 당시 공룡의 생활습성과 서식지 환경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게 한다. 한때 티라노사우루스는 은 고기를 먹는 ‘시체청소부’였다는 견해가 제기됐다가 반박된 것도 이런 해석의 증거 덕분이었다. 썩은 고기만을 먹었다면 크고 튼튼한 머리·목과 달리기에 좋은 날씬한 몸매의 골격에다 정면을 향한 눈구멍 구조의 발달된 쌍안시를 어떻게 갖출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무시무시한 도마뱀’이란 뜻의 신조어였던 공룡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1820년대 이래, 특히 최근에 급속한 지식의 성장을 이룬 공룡학의 시각에서 바라본 이 책의 ‘공룡 세계’는 박물관·영화·소설·장난감 등 점차 커지는 공룡산업계에도 공룡 모습을 제대로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될만하다.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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