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30 19:17
수정 : 2005.06.3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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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레드 호세이니 <연을 쫓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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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미국 작가 칼레드 호세이니의 장편소설 <연을 쫓는 아이>가 번역 출간되었다. 이미선 옮김, 열림원 펴냄.
9·11과 빈 라덴, 탈레반과 바미얀 석불 이후 국제뉴스의 단골 소재가 되었음에도 문학적으로는 미지의 신대륙과 같은 나라가 아프가니스탄이었다. <연을 쫓는 아이>는 비록 영어로 쓰여졌지만, 아프가니스탄의 역사와 현실, 정서와 일상이 잘 녹아들어 있는 ‘아프가니스탄 소설’이라 할 만하다.
소설은 부유한 상인의 외아들인 ‘아미르’와 집안의 하인 격인 ‘하산’을 두 주인공으로 삼는다. 하인이라고는 했지만, 그리고 아미르가 아프간의 지배계급인 파쉬툰인인 데 비해 하산이 소수민족인 하자라인임에도 불구하고, 아미르와 하산은 형제처럼 허물없이 지낸다.
두 주인공을 통해 연싸움을 비롯한 유년기의 알콩달콩한 놀이와 풍속을 그려 가던 소설은 하산이 동네 불량배들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아미르는 그 일을 지켜보면서도 무서움에 나서지 못했던 일을 계기로 일대 파국을 맞는다. 아미르의 죄책감은 오히려 하산을 도둑으로 몰아 집에서 내쫓는 데로 나아가고, 소련군의 아프간 침공 이후 미국으로 이주한 몇 년 뒤에야 아미르는 하산이 자신의 이복동생임을 알게 된다.
진실은 그에 걸맞은 행동을 요구한다. 아미르는 하산이 탈레반에게 처형당한 뒤 그 역시 곤경에 처해 있는 하산의 아들 소랍을 구하려 위험을 무릅쓰고 아프가니스탄으로 들어간다. 몇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소랍을 구해 미국으로 오지만, 어린 나이에 겪은 감당 못할 고통과 공포 때문에 극도의 자폐증과 실어증 증세를 보이는 소랍. 미국의 공원에서 연싸움을 하면서야 소랍의 얼굴에 생기가 돌고 아미르는 소랍을 위해 연을 쫓아 달려간다….최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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