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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 군사안보 매개 대국들 ‘편가르기’ 가속 |
에너지, 군사·안보 전략을 매개로 한 대국들간의 거래와 편짜기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예컨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문제와 관련해 전선은 확연히 갈렸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일 모스크바에서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 일극주의와 미국이 밀고 있는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를 재확인했다. 이 회담에서 푸틴은 처음으로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의사를 분명히함으로써 일본에 충격을 가했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독일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은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에는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부 차관이 인도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이틀 뒤 프라나브 무커지 인도 국방장관의 방미 때 미국의 이런 입장은 재확인됐다. 이는 미국이 지난달 16일 내놓은 ‘일본을 포함한 2개국’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안에서 일본 외의 다른 한 국가로 인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했다. 미국은 독일의 안보리 진출에는 반대한다. 이렇게 되면 결국 한편에 미국-일본-인도가, 다른 한편에서 중국-러시아-독일이 맞서는 대치진용이 좀더 분명히 그려진다.
무커지 인도 국방장관의 워싱턴 방문 때 미국쪽의 환영은 대단했다. 27일 밤 무커지 장관 주최 만찬회에는 딕 체니 부통령을 비롯한 백악관과 국방부 고관들이 줄지어 참석했다. 다음날 체결한 미-인 군사협정에서는 무기 공동생산과 군사기술 이전, 미사일방어 협력 등이 명시됐지만,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과 무커지 장관간의 회담에서 초점이 된 것은 미제 무기 판매문제였다. 인도는 지금 120기 이상의 전투기 구입을 검토하고 있고, 미국은 이 어마어마한 무기거래에서 자국산 F16과 F18 전투기가 채택되도록 공작을 벌이고 있다.
인도의 주요 무기구입처는 원래 러시아였지만 이제 미국쪽에 한발을 걸치고 있고, 대신 세계최대 에너지자원 보유국 러시아는 세계최대 에너지 소비국으로 급부상 중인 중국에 대한 에너지와 무기 판매 강화에 배팅하고 있다. 중국의 하루 석유소비량은 현재 600만 배럴로 세계전체 하루 소비량 8500만 배럴의 10%에 못미치지만 소비량의 4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2020년께는 1위 미국에 버금가는 소비국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후진타오 방러 때 중국 국영 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와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티가 러시아산 석유 장기공급에 합의하는 등 에너지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중국은 러시아제 무기 최대수입국이기도 하다. 양국은 8월에 랴오둥반도 앞바다에서 육·해·공 3군 합동군사훈련도 실시한다.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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