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술의 한계를 넘어
\ |
공학성 · 예술성 뛰어난 건축물
세계무역센터 붕괴 등 통해
공학자 의지와 오만까지
다양한 가도에서 조망 그러나 책의 나머지 부분은 얼기설기 엮여 있어, 공학자다운 면모를 깎아내는 인상을 준다. 지붕과 기둥이 없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도턴 아레나 경기장과 건물 자체가 예술품으로 관광과 감상의 명소가 된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등 공학성과 예술성이 뛰어난 건축물들을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1부 교량들과 어울려 조화를 이룬다. 하지만 세계무역센터 붕괴와 미국 텍사스에이앤드엠(A&M) 대학의 본파이어붕괴 참사를 논하다 갑자기 중국 싼샤댐 탐방기를 들려주는가 하면 ‘생뚱맞게’ 연료전지를 다루기도 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예술과 공학의 복잡하고 비논리적인 관계, 현대 대형 구조물 건설 때 계산해내야 하는 환경과 개발의 갈등이라는 하중, 대형 교량과 댐의 붕괴을 불러오는 공학자의 오만과 허영심 등을 다양한 각도에서 비춰주는 탄탄한 필력으로 허술한 구조를 보완해내고 있다.
페트로스키는 특히 공학을 일방적으로 상찬하지도, 낙관하지도 않고 있다. “고안은 문명만큼이나 오래된 행위이고, 발명은 인간의 천성”이지만 “어떤 업적을 평가할 때 규모만을 잣대로 삼을 수는 없다.” 1928년 43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인트프랜시스댐의 붕괴는 “과거의 경험이면 충분하다는 식의 교만” 때문이었다. 1993년 폭탄 테러에도 끄떡없었기에 2001년 보잉 767 항공기 테러에도 견딜 줄 알았던 세계무역센터가 어이없이 무너진 사건은 미래의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공학적 교훈을 주겠지만 “경험이 언제나 스승일 수는 없다”는 교훈도 주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충정어린 충고다. 통나무를 쌓은 본파이어에 불을 붙이는 축제 전통을 가지고 있던 텍사스 에이앤드엠대학의 1999년 본파이어 붕괴가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의 원인 분석에 책의 한 장을 할애한 데서도 저자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