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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07 18:40 수정 : 2005.07.13 02:02

<출판 고시엔>의 기획회의를 하고 있는 멤버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와세다대학 3학년 다다 메구미, 히토쓰바시대학 3년 나카노 야스로(21), 아오야마가쿠인대학 4년 스즈키 사야카(22), 와세다대학 3년 우치다 타이키(21)


불황에 빠진 일본 출판업계에 젊은 대학생들이 열기를 불어넣고 있다.

‘PICASO-도다이소케이(東大早慶, 도쿄·와세다·게이오대) 베스트셀러 출판회’가 바로 그들의 젊은 기획력을 시험하는 무대다. ‘Publishing Inter-College AsSOciation’(대학간출판협회)의 머릿자를 따서 PICASO(피카소)라 칭한 이 써클은 지난해 10월에 처음 창단되었다. 이는 도쿄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오스미 료(21)가 지난해 9월부터 출판 에이전트를 겸하는 편집 프로덕션 텐사이고죠(천재공장)에서 인턴을 시작한 것이 계기였다. 처음에는 텐사이고죠의 대표인 요시다 히로시(44)가 오스미에게 대학생의 젊은 기획력을 살릴 수 있는 출판써클을 만들어 볼 것을 권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출판업계도 인터넷의 발달 등으로 불황이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오스미는 출판계가 불황에 빠진 현실을 오히려 개개인이 책을 출판하기에 문턱이 낮아진 것으로 재해석했고, 대학생들에게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매스컴에 관심을 가진 친구들을 모아서 연합써클인 PICASO를 창단했다. 이 과정에서 PICASO의 대표는 6개월간 텐사이고죠에서 인턴할 자격을 가진다는 약속받았다. 그리고 멤버는 도쿄대, 와세다대, 게이오 대학에 재학 중인 이들 외에도 열의있는 대학생이라면 받아들였다.

지금 와세다대학 3학년이며, 2기 대표이기도 한 다다 메구미(20)는 지난해엔 5, 6인의 인원만으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느라 힘들었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올해는 40명으로 인원이 늘어나고, 책도 하나 출판했다. 유명 요리전문가와 공동저술로 올 4월에 출판된 <머리가 좋아지는 레시피-도쿄대생 인정>(생활정보센터 출판)이 바로 그것이다.

써클은 전체회의에서 기획안을 내놓고, 마음에 드는 기획안에 따라 각자 팀별로 움직인다. 그래서 한달에 한번 있는 전체회의에선 수다떨 틈도 없이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만으로도 2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현재도 대학의 브랜드와 젊은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기획안 4, 5개가 출판사와 협의 중이라고 한다. 이런 출판사와의 협의에는 독립법인 <기획의 알>에서 날마다 발신하는 기획안 메일이 도움이 되어준다. 프리랜서 경험이 긴 요시다 대표는 출판사를 일일이 찾아다니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었다. 또한 출판사 쪽은 늘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그래서 요시다 대표는 텐사이고죠와는 별도로 출판 기획안을 별도의 수수료없이, 출판사의 편집자들에게 발신하도록 <기획의 알>을 따로 설립했다. 이렇게 발신되는 기획안 메일은 전국의 편집자 약 500여명에게 전달된다. 이런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 요시다 대표는 출판사들의 경쟁이 심해진 만큼 프리랜서들도 자유롭게 기획안을 팔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PICASO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텐사이고죠와 같이 야심찬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야구 고시엔(갑자원)의 이름을 빌린, 올 10월 23일에 예정된 <출판 고시엔>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학생들이 출판 기획안을 겨루는 대회다. 아직 스폰서를 구하러 돌아다니는 단계라고 이들은 걱정하지만,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이미 소문을 들은 유명 경제 일간지에서 취재해갈 정도였기 때문이다. <출판 고시엔>의 준비위원인 아오야마가쿠인 대학 4학년생인 스즈키 사야카(22)는 이미 대기업의 홍보직과 유명 출판사에 내정받아 취직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그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지금은 <출판 고시엔>의 성공을 위해 노력할 뿐이라고 활짝 웃었다.

그러나 설사 그들이 실패한들 어떠랴, 그것마저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젊음일텐데. 도쿄/ 이수지 통신원 buddy-suj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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