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14 17:40
수정 : 2005.07.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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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생각한다 쓰고 생각한다
오에 겐자부로 지음. 채숙향 옮김. 지식여행 펴냄.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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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글은 매우 섬세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단어의 쓰임새가 엄밀하고 생각은 치밀하며 깊다. 적당히하는 구석이라고는 없어 보인다. 강연집 <말하고 생각한다 쓰고 생각한다> 서문에서 그는 ‘언어의 일레버레이션(elaboration)에 관해 얘기한다. “저는 소설과 함께 에세이, 평론도 써 왔습니다. 저에게 그것들 모두가 단적으로 언어를 갈고 닦는 작업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젊었을 때는 언어의 일래버레이션 자체를 작업방식으로 선택했습니다. 준비기간을 가진 다음,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 문장을 씁니다. 초고를 완성하기까지 처음 예상보다 세 배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두 번, 세 번 고쳐 씁니다. 그리고 다시 마무리-그것이야말로 이 말에 어울리는데, 일래버레이션을 합니다. 이것이 제가 문장을 쓰는 습관이고 그것이 반복되어 쌓인 것이 제 삶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는 이 책은 바로 ‘언어를 갈고 닦는 작업’, 즉 일래버레이션을 매개로 삼아 작가의 작품, 어린이와 어른의 책 함께 읽기, 간호사 등 의료진들의 작업 등에 관한 특유의 사유를 펼쳐보이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일본 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민운동모임인 ‘헌법 9조회’에서 활동 중인 그가 요즘 이른바 ‘일본 우경화’와 관련해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개헌 및 교육기본법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다루고 있는 작가들이 약자 편에 섰던 적극적 평화주의자 나카노 시게하루, 사타 이네코, 에드워드 사이드 등인 점도 눈에 띈다.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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