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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21 17:57 수정 : 2005.07.21 18:04

P.S. 사랑합니다
앤드류 캐롤 엮음. 방수미 옮김. 눈과마음 펴냄. 9800원

남북전쟁, 1·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 미국이 치른 주요 전쟁터를 오간 편지들을 모았다. 이름없는 병사와 초급 장교들이 아내와 애인,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가 대부분이다. 이 편지에 대한 어머니, 아내, 연인의 답장들도 있고, 더글라스 맥아더나 루스벨트, 존 케네디 등 유명 인사들의 편지도 섞여 있다.

미국의 한 출판기획자가 전시에 주고받은 편지를 찾아 보존하려는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여기에 호응하는 미국인들이 무려 5만여통의 편지를 이 출판기획자에게 보낸 것이 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한국 독자들을 위해 미리 말하자면 이 책에는 휴머니즘과 애국주의가 묘하게 어울려 있다. 전쟁 영웅을 찬미하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내셔널리즘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그렇다고 전쟁의 반인간성을 비판하는 평화주의의 관점과도 차이가 있다. 아들에게 “신의 뜻이라면 용감하게 죽어라”고 말하는 어머니와 독일군을 죽인 것을 자랑스럽게 떠벌리는 소년병의 이야기가 뒤섞여 있다.

 기획자의 표현을 빌자면, 그럼에도 이 책은 “사적인 편지를 통해 전쟁이라는 현실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보게” 한다. 미국의 내전인 남북전쟁 당시, 남군과 북군의 병사들은 각자의 부모와 연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저마다 정의를 앞세우고 평화를 꿈꾼다. 이념과 명분을 걸고 죽어간 ‘개인’을 들여다 보게 하는 힘이 이 책에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군인들은 편지를 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한국전쟁에 참가한 잭 트레인 일병은 1953년 봄, 이런 편지를 썼다. “제복의 영광이나 조국을 구한다는 식의 영예는 생각도 마세요. 그런 헛소리에 속아 어린 소년들이 죽거나 불구가 된 경우가 너무 많아요. 이런 혼란에 끌려드는 불쌍한 아이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는 휴전협정이 체결되기 20일 전에 전투 중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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