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28 16:40
수정 : 2005.07.28 16:41
잠깐독서
임신 초기의 태아는 성별이 없다. 8주일 가량 되면 비로소 유전자 스위치가 켜진다. 사내가 될 운명이면 Y염색체의 유전인자 하나가 생식선 돌기에게 고환이 되라고 지시한다. 계집애가 될 운명이면 남성 호르몬이 작용하지 않는다. 계집애의 생식선은 임신 13주째에 나타난다. 이런 발견의 결과로 여성에 대해 ‘의무를 게을리한 계획’이라고 말해지곤 한다.
지은이는 여기서 전혀 다른 이야기를 추론해낸다. 남성이 되려면 특별한 화학물질을 첨가해야 하므로 태아는 본디 여성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처럼 여성이 ‘제1의 성’이라고 한다.
농업혁명과 더불어 가부장적인 사회가 형성되고, 유전자적으로도 영향을 주어 여성이 ‘제2의 성’으로 밀려나기 이전, 그리고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활발해진 요즈음은 남녀가 동등한 맞벌이 시대에 속한다. 지은이는 전세계적으로 여성들이 제1의 성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비즈니스, 통신, 교육, 법, 의학, 시민단체 등의 분야에서 여성적 마인드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언어적 재능, 섬세한 감각, 여러 일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능력, 폭넓은 시각 등이 여성의 특장. 지은이는 뇌 해부, 동물행태, 심리학, 인구통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풍부한 사례를 들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한다.
또 베이비 붐 세대 여성들이 폐경기에 들면서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하고 테스토스테론 같은 남성 호르몬이 드러남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킬 실질적인 힘을 갖게 된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아득히 먼 옛날의 평등한 관계를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나아가 이 세상은 제1의 성, 혹은 제2의 성의 구분을 초월할 것으로 본다.
이 책은 5년 전 출간 뒤 절판되었다가 독자들의 요구가 있어 다시 냈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