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7.28 16:42 수정 : 2006.02.22 19:50

아깝다 이책

<수상한 과학>의 저자인 전방욱과 우리 출판사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좀 남달랐다. 강릉대 생물학과 교수인 저자가 모 일간지에 우리 출판사의 책인 <식물은 우리에게 무엇인가>에 대한 멋진 30자 서평에 대한 감사 인사를 하려 연락을 했다가 저자를 알게 되었고, 생명과학에 대한 저자의 남다른 고민도 알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이 책을 우리 출판사에서 출간하게 되었다.

저자는 이전부터 생명과학에 있어서의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 꾸준히 고민을 하고 있었다. 특히 과학 분야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과학자-대중, 또는 과학자-타분야 학자 사이의 소통 문제를 중심적으로 고민했다. 이러한 저자의 문제의식에 적극 공감하여 만든 책이 바로 <수상한 과학>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생명과학 분야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에피소드들과 실질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생명과학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는 생명과학자와 대중, 그리고 타분야 학자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가 이 측면을 강조하는 이유는 지금 생명과학의 상황이 지극히 ‘수상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생명공학 과학자들은 생명공학 기술이 가져다줄 무한한 이익을 보장하며 우리에게 장밋빛 미래를 약속한다. 그리고 대중들이나 시민·환경단체 등은 생명공학의 이익이 구체적으로 증명되지도 않았고, 위험성에 관한 충분한 연구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생명공학의 이익만을 말하는 것은 무조건적인 발전 논리만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쪽이 맞는 것일까? 저자는 이러한 생명공학의 문제가 명확하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 저자는 먼저 생명과학자들은 대중에게 과학의 내용이나 성과를 알릴 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윤리로 자신을 무장해야 하며, 대중들은 생명공학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받아 그 정보를 기반으로 생명공학의 진정한 비판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생명과학에 대한 왜곡된 구조를 개선하고, 과학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인문사회학자와 대화하고 상호 비판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초 황우석 교수가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했다는 기사로 생명과학계뿐만 아니라 온 나라 안이 떠들썩했었다. 언론에서는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그 효용성을 강조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로 인해 대중들은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받을 기회를 얻지 못했고, 이 사건에 대한 어떠한 토론―연구 결과에 대한 일방적 보도가 이닌 반대 입장과의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토론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와 줄기세포의 효용성에 대한 기대로 황우석 교수는 2005년 현재, ‘국민 영웅’의 위치에 올라섰다.

<수상한 과학>이 출간된 것은 지난해 초, 황우석 교수의 기사로 온 나라가 들썩일 때였다. 생명공학에서 우려해야 할 지점을 밝힌 이 책이 언론과 대중들에게 황우석 교수의 연구 성과와 생명공학의 풀리지 않은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그러나 이 책은 몇몇 사람들에게만 주목받은 채 묻혀버리고 말았다.

생명과학 관련 기사를 내보내는 언론, 생명과학자, 대중, 인문사회학자의 역할과 자세를 짚어주는 이 책은 ‘생명과학 전성시대’에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싶다. 생명과학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삶을 위해서도 말이다. 류현영/도서출판 풀빛 편집부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