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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28 17:01 수정 : 2005.07.28 17:03

프로이트와 비유럽인
에드워드 사이드 지음. 주은우 옮김. 창비 펴냄. 9000원

잠깐독서

2003년에 타계한 에드워드 사이드가 1939년에 타계한 지그문트 프로이트 만년의 논문을 텍스트로 삼아 런던의 프로이트 박물관에서 행한 강연 내용을 정리해 발표한 그의 마지막 작 <프로이트와 비유럽인>은 현대 지성사에서 독특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두 사람에게 관심이 있는 이들에겐 매우 흥미를 끌만한 책이다. 토론과 소개글도 함께 묶었다.

텍스트가 된 프로이트의 <모세와 일신교>는 그가 타계하기 전 해인 38년 런던으로 망명해 완성했는데, 나치의 등장과 함께 유럽에서 일고 있던 반유대주의의 불길한 그림자를 배경으로 자신의 정체성문제를 의식한 만년의 프로이트의 고민이 담겨 있다. ‘오리엔탈리즘’ 담론으로 널리 알려진 사이드는 거기에 “(식민지) 알제리에 온 프랑스인과 꼭 같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억압자로 등장한 이스라엘의 유대주의, 유대인의 정체성문제를 투영함으로써 유대인 출신인 프로이트를 통해 그 한계와 오류를 짚어낸다. 사이드가 보기에 프로이트는 많은 유대인들이 “그렇게나 필사적으로 뛰어들고 싶어하는 민족주의적이거나 종교적인 집단 속으로 정체성을 용해시켜 넣기를 거부”했으며, 가장 강고한 집단적 정체성조차도 “오직 하나의 정체성으로 완전히 병합되는 것을 방해하는 내재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통찰”를 보여주었다고 지적한다. 유럽인적 선민의식을 지닌 유대인 정체성의 토대를 놓은 모세가 바로 비유럽적인 이집트인으로 그 정체성의 바깥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그 한계를 상징한다. 사이드는 나치가 자신들을 박해하는데 동원했던 오리엔탈리즘을 스스로 내재화해 팔레스타인인들을 타자화하고 박해하는 유대인 정체성의 해체 가능성을 프로이트 속에서 확인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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