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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28 17:29 수정 : 2005.07.28 17:34

산수간에 집을 짓고
서유구 지음. 안대회 엮어옮김. 돌베개 펴냄. 2만원

잠깐독서

서유구(1764~1845)의 <임원경제지> 가운데 이운지(), 상택지(), 섬용지()에서 건축 조경 실내도구를 비롯하여 집과 관련 내용을 뽑아 우리말로 옮기며 <산수간에 집을 짓고>로 이름하였다.

<임원경제지>는 향촌에 살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수록하려 한 서유구의 야심작. 16개 분야로 나눠 조선인의 일상생활 전반을 골고루 포괄했다. 이운지는 취미, 오락, 여행, 예술품 감상, 서적 등 유한계급의 별장이나 전원주택을, 상택지는 주거지 선택의 다양한 조건과 집터를 조성하는 문제를, 섬용지는 집을 짓는 구체적인 기술과 건축자재를 주로 다뤘다.

서유구가 생각한 주거공간은 자연친화적이면서 편리한 삶을 꾸릴 수 있는 곳이다. 집터 선택의 여섯가지 조건과 요소에서 그는 아름다운 산수를 기본으로 하되 주변에 수십~수백호의 이웃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터잡기에서 풍수설과 음양오행설에서 자유롭지 못했으나 미신적인 금기와 경험에 따른 합리를 구분하였다. 집짓기에서 실리를 중시해 중국과 일본의 것을 적극 수용하였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주거문화는 이제 현실에 적용할 수 없는 것들이어서 건축과 조경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한테 흥미로운 상상거리가 될 터이다.

 그가 인용한 책의 반은 자신의 책 <금화경독기>와 조부 서명응의 <고사신서>, 그리고 동류들이 지은 <열하일기>와 <북학의>. 나머지 반은 중국책으로 주로 명나라 것이 많다. 인용이란 자신의 호불호에 좌우되는 만큼 기술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편저자의 생각이 도드라지게 마련. 장서각, 서재, 영빈각 등 서민과는 동떨어진 문화공간과 집안의 연못, 누정 등 풍경공간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특히 집안에 물을 끌어들여 연못을 만들고 고기를 기르는 것이 한국의 실정에 맞지 않음에도 중국의 책들에서 사례와 방법을 취했다.

 권력과 돈이 넘치면 무슨 짓인들 못하랴만 ‘실학자’ 서유구도 권문세가의 출신배경은 속일 수 없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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