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04 17:33
수정 : 2005.08.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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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종말
빌 맥키벤 지음. 진우기 옮김. 양문 펴냄. 1만3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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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몸집의 인간이 거대한 지구 차원의 기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인식은 1995년 국제연합(UN)이 구성한 과학자 패널의 최종결론에 의해 자리를 잡았다. 당시 1500명의 과학자들이 모인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패널(IPCC)’은 방대한 데이터를 통합·분석한 뒤 “모든 증거자료와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인간은 지구의 기후에 식별 가능한 영향을 끼쳤다”는 ‘평결’을 내렸다. 무수한 논란은 이 결론으로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
이런 평결이 있기 훨씬 전인 1989년에 초판 출간된 칼럼니스트 빌 맥키벤의 <자연의 종말>은 인간의 산업화와 소비주의 문명이 일으키는 기후 변화와 지구온난화가 불러올 지구의 위기를 경고해 여러 논란과 화제가 됐던 책이다. 이 문제작의 발행 10돌을 기념해 1999년 나온 개정판 <자연의 종말>(양문 펴냄)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이 책의 요점은 무엇보다 “인간은 극히 작은 존재인 반면 지구는 매우 큰 것”이라는 오랜 통념이 최근 100년 동안 뒤바뀌어 이제 인간 활동이 지구 기후의 변화에 직접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경고다.
가장 큰 변화는 지구의 대기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나이가 45억 년이건만 인류는 불과 지난 100년 동안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25%나 늘렸고, 메탄 역시 두 배 이상 증가시켰다. 또 여러 다양한 희소 가스들도 증가시켰다. 이렇게 바뀐 대기 상태는 인류와 지구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대기”이며, 그것은 기온 상승, 그리고 숲의 변화, 산성비, 오존층 파괴, 지구온난화를 불러일으키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 위기의 본질은 “욕망의 위기”라고 지은이는 강조한다. 냉전이 끝난 지금 세상을 휘몰아치는 “가장 강력한 사상은 소비주의”가 되었으며 “이제 지구상에서 풍요한 삶의 유혹을 외면할 수 있는 곳은 없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거대한 질서의 일부라는 것 뿐만 아니라 그 거대한 질서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만 한다. 환경문제가 인간이 너무나 커진 데서 나왔다면, 우리는 인간을 더 작게 만드는 방법, 덜 중요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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