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8.04 18:50 수정 : 2005.08.04 18:52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
김기찬·황인숙 지음. 샘터 펴냄. 1만5000원

책속의 한장면

 “나는 골목에서 정말 많은 사람, 많은 사건, 많은 풍경들을 만났다. 지금도 내 눈앞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풍경들은 이 세계가 앞으로 수억 년 동안 계속 성장하고 진화한다고 해도 다시는 재현될 수 없는 것들이다. 사진은 그처럼 단 한순간으로 존재하는 풍경을 내 마음속에 깊이 새기고 기억하는 기술이다. 내가 서울의 골목을 프레임에 담기 시작한 것은 서울을 고향으로 받아들이면서부터다. 국제적인 메트로폴리스가 된 서울을 고향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소회는 단순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서울은 지난 몇십 년 사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몰라보게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언제나 온전하고 넉넉한 품으로 고향을 찾아오는 이들을 맞이해야 하는 것이 고향의 미덕인데 서울은 그렇지 않았다. 낯설고 이질적인 표정을 보여 줬을 뿐이다. 나는 고향을 떠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고향이 점점 더 나로부터 떠나고 있다는 느낌은 무척 괴로운 것이었다. 그때마다 느끼는 자괴감과 아쉬움이 골목을 누비는 내 발걸음과 셔터를 누르는 내 손을 바쁘게 움직였던 것 같다.”(작가의 말 ‘좁지만 깊은 골목의 세계’, 8~9쪽, 사진 141쪽)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