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1999 출판계 사건 약사 5

이념도서 출판(1982년 2월)

　권위주의 정권들은 판금조처를 통해 진보적 도서의 출판을 원천봉쇄해왔다.　그런데 82년 2월, <칼 마르크스, 그의 생애　그의 시대>가 납본필증을 받으면서 제한적으로나마 이념도서의 출판이 가능하게 되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셈이다.

출판사 등록 전면개방(1987년 10월)

전두환 정권은 80년 7월 2597개 출판사 가운데 617개사의 등록을 무더기로 취소해 출판 활동을 크게 위축시킨 바 있다. 사회민주화의 진전에 따라 1987년 10월 마침내 출판사 신규등록이 전면 개방되었다.

UCC 가입(1987년 10월1일)

1987년 10월1일, 세계저작권협약(UCC)에　가입함에　따라 외국인의 저작권을 보호하게 됨은 물론, 우리나라 저작권을 외국에서 보호받게 되었다. 이로써　‘해적출판국’이라는 오명을 떨쳐버리고, 중복출판·졸속번역 같은 구태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인터넷서점 등장(1997년)

디지털혁명이 출판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는 한때 초미의 관심사였다. 성급한 사람들은 종이책의 죽음을 말하며 전자책 시대의 도래를 예언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제작과 유통의 혁신으로 역할이 제한되고 있음이 증명되었다. 97년, 인터넷서점의 등장도　그 한 예이다.

도매상 연쇄부도 사태(1998년)

1998년 들어 유력한 도매상이 잇따라 부도를 내 유통구조가　전면 마비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도매상 부도는 출판계에　직격탄을 날려 출판사들도 도산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출판계가　자구책을 강구하면서 정부의 지원을 호소, 500억원에　이르는　긴급자금을 지원받아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그렇지만 유통구조는 여전히 만족할만큼 개선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