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18 17:06
수정 : 2005.08.19 14:53
역사로 보는 한주
1958년 8월25일 일본 식품업체 산시식산(그해 말 닛신식품으로 상호 변경) 창업자 안도 모모후쿠가 ‘치킨라멘’이란 새로운 면식품을 개발해 판매에 들어갔다. 포장봉지에 들어 있는, 기름에 튀긴 건조면을 꺼내어 그릇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은 다음 뚜껑을 덮고 2분(나중에 3분으로 수정) 정도 기다렸다가 먹는 인스턴트(즉석) 면이었다. 이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은 요즘처럼 양념이 따로 포장돼 켵들여진 것이 아니라 면 자체가 양념으로 조리가 돼 있었고 값은 다른 면보다 조금 더 비쌌다. 이 닛신식품 ‘치킨라멘’의 등장과 함께 라면이라는 식품용어가 일반화돼 그때까지의 ‘중화소바’니 ‘지나소바’라는 말을 대체했다. 이처럼 면의 발상지는 중국이지만 그것을 개량해 요즘 말하는 라면을 처음 만들고 대중화한 곳은 일본이다.
62년에는 전분을 넣어 스프를 분말화하는 기술이 개발돼 별도의 봉지에 넣은 말린 파 등의 양념이 면에 첨부돼 팔렸다. 70년대엔 컵라면이 나오면서 진공동결건조기술이 활용돼 80년대 이후 일반화했다. 진공동결건조기술(프리즈 드라잉)은 미리 가열하거나 양념처리된, 수분을 간직한 식품이나 식품원료를 영하 섭씨 30도 정도까지 급속 동결한 뒤 감압장치로 진공상태로 만들어 수분을 일거에 승화시켜 건조하는 방식인데 영양분이나 맛, 형태변화를 최소화하고 장기보존이 가능하며, 물 등을 넣어 원래 상태로 쉽게 복원시킬 수 있는 잇점이 있다. 90년대에는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고온고압으로 처리한 고급품들이 등장했다.
라면은 현재 전세계에서 연간 400억-500억개가 소비되고 있다. 중국이 약 280억개로 세계최대 소비국이고, 일본이 약 53억개 정도다. 한국은 1인당 인스턴트 라면 소비량이 연간 약 80개로 세계에서 가장 라면을 많이 먹는 국민이다. 역산하면 국민 전체의 연간 소비량은 40억개에 육박한다. 일본이 해외 첫 합작생산지로 꼽은 나라도 한국이다. 1963년 묘죠식품이 한국의 삼양식품과 손잡고 한국에서도 라면 생산을 시작했다. 기타 주요 생산 및 소비지는 동아시아와 미국이며, 유럽과 러시아 등 세계 거의 모든 곳에서 컵 라면 등의 형태로 팔리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생산되는 제품 종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고 수출입도 성행하지만 현지 사정에 맞춰 생산되는 제품들은 주로 그 생산국에서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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