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18 17:16
수정 : 2005.08.1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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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디지털스토리텔링 외
이인화 외 지음. 살림 펴냄. 각권 3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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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지식총서가 200권을 돌파했다. 그 기념으로 ‘디지털 스토리텔링 특집’ 6권(시리즈 196-201권)을 함께 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무엇인지를 말하기에 앞서, 이 시리즈 200권의 의미를 짚을 필요가 있다.
살림지식총서는 70년대 한국 출판계를 풍미했던 ‘문고판’의 21세기 버전이다. 침체기에 빠진 한국 출판계가 지속적인 이익을 가져다주는 ‘스테디셀러’ 발간에 골몰하다, 문고판을 새롭게 해석해 재등장시킨 것이 바로 ‘총서 시리즈’다. 책세상문고의 ‘우리시대’ 시리즈, 시공사의 ‘디스커버리 총서’, 이제이북스의 ‘아이콘’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각 출판사마다 색깔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지식의 대중화’ 또는 ‘패스트푸드화된 지식’을 표상한다. 100쪽이 넘지 않는 얇은 지면, 휴대가 간편한 작은 판형, 햄버거 세트 메뉴에 버금가는 3300원의 가격 등에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여러 주제를 담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살림지식총서는 이 총서 시리즈의 ‘후발주자’에 속한다. 그러나 2003년 6월 <미국의 좌파와 우파>를 첫 권으로 펴낸 뒤 불과 2년만에 200권을 넘기는 ‘고도 성장’을 구가했다. 살림지식총서가 취한 ‘후발 전략’의 핵심은 기동력에 있는 듯 하다. 중국의 동북공정 논란에 맞춰 ‘중국 특집’을 내고,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그리스·올림픽 특집’을 펴내며, 일본의 역사왜곡을 의식한 ‘일본 특집’을 묶는 노력이 그것이다. 결국 세인의 관심이 쏠리는 주제를 기민하게 파고드는 기획이 성공적으로 먹힌 셈이다.
다만 주제에 따라 책의 ‘수준’이 들쑥날쑥한다는 지적은 요즘도 간간이 들려온다. 일본의 이와나미 문고(1927년 시작), 프랑스의 크세즈 문고(1941년 시작)에 버금가는 명성을 갖기 위해서는 발간 권수 못지 않게 ‘변함없는 품질’에 대한 입소문도 필요할 듯 하다.
200호 돌파 기념으로 다룬 ‘디지털 스토리 텔링’ 특집은 이인화 이화여대 국문학 교수와 일군의 동료·후배 연구자들이 게임과 애니메이션 등을 매개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서사양식을 탐구한 결과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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