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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8 18:12 수정 : 2005.08.18 18:14

뷰티풀 몬스터
김경 지음. 생각의 나무 펴냄. 9800원.

패션월간지 <바자>의 기자이자 컬럼니스트인 김경씨가 스타일과 사람에 대해 시사주간지 <한겨레21> 등에 썼던 글을 다듬어 책으로 묶어냈다. “폐허처럼 쓸쓸한 도시”에서 아옹다옹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한 시선이 따뜻하다. “그저 더 사랑받고 더 예뻐 보이고 더 행복해지고 싶었을 뿐이지만, 때로는 추악하고 슬프고 우스꽝스럽게 보였던 그 욕망들”을 통념으로 재단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와 그가 만난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식은 숭고하고 명징한 깨달음을 주진 않을지 몰라도 고정관념에 금을 내는 새로운 시각을 선물한다.

털, 브래지어 끈, 문신 등 소소한 것들에 대해 수다 떨듯 이야기를 풀어나가다가도 송곳 같은 통찰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결국 현대 자본주의 도시에서 유행하는 모든 문화와 패션의 본질은 ‘우울한 생애를 위한 도금’”이라거나, “‘쿨’함은 실은 상처받지 않으려는 방어기제”라거나, 웰빙하려고 발버둥쳐야 하는 “웰빙을 가로막는 웰빙 트렌드”에 대한 따끔한 분석들이다.

식상하지 않되 공감을 끌어내는 힘은 솔직함에서 나온다. 세련됨의 최전방에 서 있을 듯한 예상과 달리 그는 거침없이 궁상맞다. 동물도 좋지만 모피코트에도 매료되는 자신의 이중성에 대해 신랄하게 까발리고,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술에 의존했다고 털어놓는다. 30대 중반 혼자 사는 여성의 구질구질한 삶의 단면을 드러내며 공개 구혼장을 날리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데, 결국 “스타일은 꼴사납든, 꼴사납지 않든 글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솔직함은 자신에 대해 긍정하려는 노력에서 나오는 듯하다. “어쨌든 나는 내 욕망에 솔직하고 부당한 것에 대한 분을 참지 않고 언제나 재미있는 것을 추구해 왔다. 그런 이유로 특별한 의식 없이도 우리 시대의 규범이나 권위를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었다.” 책에서는 지은이의 맨얼굴을 만나는 기쁨뿐만 아니라 양복 추하지 않게 입는 법 등 센스도 얻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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