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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8 18:27 수정 : 2005.08.18 18:28

말글찻집

남배달에 광복·해방·독립 세 갈래 계통이 있다.

잃었던 나라를 찾게 되어 엄청나게 기뻐하는 사람이 ‘광복 계통’이다. 이들은 왜놈·부왜역적·완용놈·국치·광복이라는 말을 쓰면서 살아왔다. 또 ‘을사늑약·경술실국·광복열사’처럼 말을 가려 쓴다. 배달겨레 가운데 광복 계통이 백성 대중으로 된다. 그들은 실국시대에 대학 졸업장이 없어서 광복 후 높은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벼슬자리나 문서 기록에서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되었다. 광복 계통이 가난하게 살고 목숨까지 잃다 보니 그 후손들까지 오래도록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1945년 8월15일에서 몇 달까지는 배달겨레들이 감정 용어인 ‘해방’이라는 말을 써도 좋았다. 그러나 당시 젖먹이로 있었던 사람들에게 ‘해방’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 이후에 난 사람도 마찬가지다. 해방은 ‘놓여나다/풀어주다’란 뜻이다. 공산, 사회주의 나라에서 ‘해방’을 즐겨 쓴다. 사회과학 쪽에서도 이를 학술용어처럼 쓴다. 그러나 그것은 봉건 체제나 계급의 굴레에서 벗어남이란 뜻으로 쓰던 말이지 ‘나라를 되찾다’란 뜻으로 쓸 말이 아니다. ‘해방과 분단’ ‘해방 전선’ ‘해방 전후사’ 등 책에도 많이 나왔다. 이런 사람이 ‘해방 계통’으로 된다. 이 계통은 어렵잖게 ‘광복 계통’으로 옮겨갈 수 있는 쪽이다.

부왜역적 후예나 그 아류들은 ‘광복’이라는 말이 무섭고 두려워 이를 잘 쓰지 아니한다. 빌붙어 있다가 떨어져 나오는 것을 ‘독립’이라고 한다. 19세기 말부터 죽기 아니면 살기로 이 말을 퍼뜨린 쪽이 있다. 그 결과는 ‘나라잃음’(실국)이었다. 그런데도 독립 운동, 독립 기념비, 독립 유공자, 독립 기념관 …처럼 퍼뜨려서 문서 기록에서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부왜한 이의 자손들과 아류들은 형편이 좋아 주로 일본에 가서 대학을 다녔다. 광복 후 대통령 리승만이 대학 졸업장 있는 이를 많이 챙겼다. 부왜 계통이 발탁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들은 ‘왜놈’이라는 말 대신 ‘일본인, 일본사람, 친일파, 일제’라는 말을 단골로 쓴다.

말이란 쓰다 보면 다른 뜻이 덧붙거나 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본디 흠결이 있는 말을 나라의 기념할 이름에다 써서는 안 된다. 예컨대 ‘독립기념관’ 따위가 그렇다. 이는 광복 계통의 뜻을 살려 다른 이름으로 바꿔야 마땅하다. 려증동/경상대 명예교수·배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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