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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8 19:38 수정 : 2005.08.19 15:30

‘X 파일’ 덕에 외친다 미군은 물러가라

종범인 줄 알았던 삼성 알고보니 적극적 기획자였다 사람들은 별반 분해하지 않는다 ”강자는 그래도 돼” 노예근성 탓에 우리는 미국의 ‘꼬붕’ 노릇을 해왔다 MBC가 지켜낸 건 통신비밀이 아니라 이 땅의 지배구조다

세설

1.

삼성, 이번에 처음 알았다. 마지못한 종범인 줄 알았더니, 적극적 기획자인 거. 검찰과 언론과 정치, 그거 안 보이는 척 하느라 분주하다. 뻔한 사람들 놔두고 엄한 진대제까지 끌려 나온다. 난리다. 그래도 이해는 간다. 매머드 물주니까. 사실 이해 안 가는 건 사람들 반응이다. 별반 분해 하지 않는다.

이상하다. 우린 불합리한 건 참아도 불평등한 건 못 참는 사람들인데. ‘메인스트림’의 적자, 이회창이 실패한 것도 그래서였는데. ‘씨바 넌 뭔데’-뉴런 자극하는 바람에.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가 얻을 이득,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거 아니다. 사측이 남길 돈, 내게 나눠 주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그들의 파업은 유난히 거슬린다. 연봉 때문에. 그게 하여간 그렇다. 그런데 이번 건, 이회창의 아들빼기작전이 실재 했던들 비교도 안 되고, 조종사 골프채와도 게임 안 되는 특권을 위한 수작인데.

잡소리 다 빼면 이거, 노예근성이다. 강자의 우산 아래 덕 보는 대신 내 권리는 내주고 그로 인한 불평등은 끌어안는, 노예근성. 재계 24위였다면 어림없다. 삼성이니까. 원래 강자는 그래도 되는 법이다. 그게 내 몸에 익숙한 논리다. 우리에게 이 사고 패턴 엠씨스퀘어한 자, 미국이다. 핵우산 대신 불평등에 고스란히 복종토록 훈육된 우리네 꼬붕의식, 지난 반세기동안 공기처럼 내면화된 습성이다. 미군을 말하면 국방비부담을 거론한다. 싸게 먹힌다고 자기 자식 죽일 권한을 남에게 양도하는 나라도 있나. 대한민국은 전시작전권이 없는 세계유일의 주권국가가 아니라, 전시작전권이 없어 완전한 주권국가가 아니다 라고 하는 게 옳다. 사기 치지 말자. 우리, 군사 속국이다. 유난한 약소국 콤플렉스는 그 노폐물. 우리 보다 잘 살며 쪽수 많은 나라 미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그렇게 6개국뿐이다. 경제규모 10위권. 한반도면적 20위권. 변방의식 수치가 만드는 거 아니다. 지정학적 위치, 우리가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다면 네덜란드는 우리 1/3의 인구로 영국과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있다. 이 주눅, 돈 번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X파일 덕에 외친다. 미군은 가라.


2.

전문가들, 논법이 이렇다. 삼성은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삼성 발전을 위해서라도, 세계 일류 를 위해서라도, 상호출자가 어쩌고 개혁이 저쩌고. 삼성 비판엔 언제나 삼성 걱정이 따라 붙는다. 모두들 삼성 걱정이다. 웃긴다. 삼성 걱정은 삼성더러 하라 해라. 잘못한 건 그냥 잘못했다 하면 된다. 참 걱정도 팔자다. 삼성을 다 걱정해주고. 내 몸 건사나 잘하자. 혹시 그거 나만 모르는 새로 나온 인류앤가.

3.

MBC, 통신비밀이고 나발이고 그 거 전부 생으로 들려 줬어야 했다. 그래서 그 육성이 파일로 만들어지고 인터넷에서 뿌려져 듣고 싶은 모두에게 들려 졌어야 했다.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그들의 목소리로 직접 들었더라면 이렇게까지 뜬금없이 흘러가진 않았을 거다. MBC가 지켜낸 건 통신비밀이 아니라 이 땅의 지배구조다. 정 겁나거든 팔아서 살림에라도 보태든지. 가만. 그럼 얼마나 받았을까. 갑자기 궁금하네.

4.

민노당, 뭐하나. 텔레비전 광고 안 하고. 소속의원 전부 화장하고 블루스크린 앞에 좌우로 정렬해 떠들어주시라. 이 사건 본질은 도청이 아니라 이너서클 결탁해 돈으로 국가 주물러 보겠다는 협잡이라고. 그게 딱 걸린 거라고. 이거 날이면 날마다 오는 찬스 아니라고. 이번에 확실히 작살내자고. 당신들 아니면 이런 거 누가 하나. 나 당신들 그거 하면 광고 성금, 쫌, 내버릴 의사까지 있다니까. 아참, 돈 이야기 하니까 생각나는데 그 소속의원 양반들 세비 걷어가 일정액 떼고 주는 거, 그거 좀 하지 말지. 안 그래도 돈 없는 양반들 그거라도 제대로 쓰며 활동하게 하지. 결의천명이라면 촌스럽다니까.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5.

왕, 때문이란다. 우리가 왕을 죽여 본 경험이 없어서란다. 서구처럼 왕의 목을 쳐 공화국 탄생시키거나, 왕을 허수아비 만드는 근본적 권력재편을 해 본 경험이 없어서란다. 그래서 우리 손으로 1등 잡는 걸 겁낸단다. 미국은 그거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반독점법으로 제소하는 거 봐라. 하긴 우리 왕은 일본이 치고 공화국은 미국이 만들어줬다. 근대를 우리 힘으로 맞았다면 우린 왕을 어떻게 했을까. 그러고 보니 얼마 전 마지막 황세손, 고인이 됐다. 그를 그렇게 보내도 되는 걸까. 중국 마지막 황제는 영화도 만들던데. 양자 한 분 입적시키고 가셨다던데, 어떻게 입헌군주제라도 한 번 해봐야 하는 걸까. 투표하면 난 입헌군주제에 한 표.

6.

그래도 내가 덜 뜬금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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