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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8 19:52 수정 : 2005.08.18 19:59

이영희/가톨릭대 교수·과학사회학 leeyoung@catholic.ac.kr

과학이 만난 사회

최근 과학기술부는 2008년 준공을 목표로 현재 과천에 건설 중인 국립과학관을 세계적인 과학관으로 만들고자 외관만이 아니라 전시 내용도 새로운 개념으로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로 건설 중인 국립과학관은 과거의 일방적인 전시 중심의 과학관 체제를 탈피하고 현장체험학습 위주의 교육기능을 강화한 새로운 과학관 개념과 전시체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일반인들이 과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느껴볼 수 있는 과학관이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빈약한 내용을, 그것도 일방적으로 보여주기만 했던 기존의 과학관들에 식상해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국립과학관이 추구하겠다고 하는 현장체험 중시의 방향성은 분명 신선하게 받아들여질 만하다. 나도 해외의 몇몇 과학관에 들렀을 때 과학관을 찾은 어른과 아이들이 직접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면서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는지라 새로 건설되고 있는 과학관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나는 현재 짓고 있는 국립과학관이 진정 내용적으로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현장체험을 중시한다는 것 이상의 철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학관을 단지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기술의 홍보전시장으로 본다면 과학관의 내용을 꾸미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에 불과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과학관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기술 교육의 기능만이 아니라, 과학기술과 사회의 다양한 접점들과 시각들을 보여주고 이를 바탕으로 시민들 스스로 자신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대 과학기술에 대해 더욱 성찰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

이렇듯 과학관이야말로 과학기술과 사회를 잇는 가장 좋은 가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과학관을 통해 과연 시민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는 기본적으로 기술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철학적이고 사회학적인 문제이기도 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현재 국립과학관 건설의 전반적인 내용을 관할하는 추진위원회의 압도적 다수가 과학기술적 전문가들로만 구성된 것은 향후 국립과학관이 과학기술과 사회의 가교 구실을 충실히 수행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균형 있는 시각의 확보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영희/가톨릭대 교수·과학사회학 leeyoung@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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