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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25 17:21 수정 : 2005.08.25 17:23

모던 디자인 비판
카시와기 히로기 지음. 서정원 옮김. 안그라픽스 펴냄. 9000원

잠깐독서

디자인의 역사는 물질의 역사다. 물질의 풍요를 맛보기 시작한 근대에 이르러 모던 디자인은 ‘물질의 계획’으로서 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유년기 모던 디자인의 눈빛은 빛났다. “현재 생활, 나아가 현재 사회를 디자인으로 변혁하려는 이상“이 근대화의 사명 속에 담겨 있었기 때문일 터이다. 그러나 대량소비와 대중의 출현, 세계주의와 미국주의의 등장은 모던 디자인의 이상을 헝클어뜨렸고, 업친 데 덮친 격으로 1980년대 이후 힘을 얻은 포스트 모더니즘은 모던 디자인에게 ‘이제 그만 방 빼’라고 외치고 있다.

일본의 디자인학자 카시와기 히로시 교수(무사시노 미술대학)가 바라보는 모던 디자인의 역사는 아마도 이런 그림일 것이다. 그는 <모던 디자인 비판>(안그라픽스 펴냄)에서 ‘모던 디자인의 운명은 다했는가’라는 반문을 던지며 용도폐기의 위기에 몰린 ‘모던 디자인’의 리사이클링(재활용) 가능성을 힘주어 말한다. 모던 디자인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그런 비판에 대한 ‘반성적 비판’이다.

근대적 생활의 조직자이며 근대 체제의 재생산자로서 기여했던 모던 디자인은 1960, 70년대 이후 근대성에 대한 회의와 더불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주변 상품들의 디자인 속에 고스란히 투영된 대량소비의 욕망, 고속화, 대량화, 획일화 등은 애초 모던 다지인이 품었던 “자기 자신의 이상을 무너뜨리는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은이의 목소리는, 그렇더라도 모던 디자인이 내포하고 있는 모순과 어려움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서 절정에 이른다. 컴퓨터 시스템에 ‘버그(오류)’ 장애가 발생해도 시스템 전체를 즉각 버리기보다는 ‘업그레이드’해서 다시 쓰듯이 모던 디자인은 새로운 역사 해석을 거쳐 재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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