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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25 18:32 수정 : 2005.08.25 18:35

홍영남/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ynhong@snu.ac.kr

과학이 만난 사회

200여년 전 인간은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고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팽배했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선할 수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과학에 대한 새로운 인식들과 과학기술의 발명들은 우리를 이런 믿음과 희망에 부풀어 있게 하였다. 그러나 지금 이런 진보사상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것이 무엇인가를 직시해야 한다. 모든 새로운 기술들은 인간의 안위를 점점 위협하는 위험요소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껏 우리는 모든 종말이 새로운 시작일 것이라는 희망을 지녀왔다. 이제야말로 인류의 종말 뒤에는 새 출발이 없으며 이 종말은 인간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시점에 도달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자연과 모든 생명체들과 평화적으로 공생하지 못할까? 그것은 인간중심의 자연관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인간의 생명에 대한 경건함을 스스로 버리고 있다.

인류의 유토피아적 진보에는 아무런 희망의 근거가 없다. 왜냐하면 자연은 결코 어떤 생물만 총애하지 않고 소망도 목표도 없으며, 더욱이 어떤 의도에 끌려가지도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어떠한 정당성도 자연의 일원임을 망각할 때 미래의 희망은 없다. 이제 우리는 지구를 재앙으로 몰고 가는 존재가 인간임을 자각해야 한다. 현재가 과거보다 나아졌다는 믿음으로 미래를 희망적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겠다. 이는 착각이다.

21세기는 컴퓨터와 로봇공학, 그리고 생명공학의 발달로 인간사회에 크나큰 영향을 줄 것이다. 인공지능·인공생명 로봇의 개발을 통해 인간은 로봇과 공생하는 삶을 살게 될 것 같다. 앞으로 로봇이 인간의 생활 속에 큰 부분을 차지할 때 인간의 존재는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인간의 로봇 이용은 현실화되고 있으며 그 응용분야도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청각장애인을 위한 인공달팽이관, 시각장애인을 위한 인공망막, 그리고 로봇팔과 로봇다리는 인간 몸의 일부가 되고 있다. 빠르게 인간의 생명이 기계와 융합되어 가고 있다. 우리 몸이나 피부 속에 이식하는 컴퓨터가 보편화되어 인간과 기계 및 전자적 장치를 결합시킨 사이보그가 우리 생활 속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미 육백만불의 사나이나 로보캅과 같은 영화가 소개되어 사이보그는 우리에게 생소하지 않다. 그렇다면 앞으로 인간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까? 인간의 정체성은 점점 사라지고 자연인이 아닌 사이보그로 진화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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