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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01 18:30 수정 : 2005.09.01 18:30

잭 런던 <암살주식회사>

잭 런던(1876~1916)은 <야성의 부름>과 <바다 이리> 같은 자연 소재 소설들로 잘 알려진 미국 작가다. 그런가 하면 고도 자본주의의 발달과 파시즘의 출현을 예언한 <강철군화>를 쓴 사회주의 계열 작가이기도 하다. 가난 때문에 고된 노동과 독학을 병행했고 광활한 자연과 위험한 상황에 맞서 모험을 마다하지 않은 ‘행동의 작가’이기도 했다. 그는 마흔 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뜰 때까지 20편의 장편과 200편 가까운 단편소설, 3편의 희곡과 수많은 기고문 및 강의록 등을 정력적으로 생산했다.

 그의 미완성 유작 <암살주식회사>(김이선 옮김, 문학동네 펴냄)는 몇 가지 독특한 배경을 지닌 소설이다. 우선, 미친 듯이 글을 쓰던 잭 런던은 말년에 소재 고갈에 시달리다가 당시만 해도 아직 무명이었던 작가 싱클레어 루이스에게서 열네 건의 줄거리를 사들인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작품이었는데, 잭 런던은 결국 이 작품을 마무리짓지 못한 채 세상을 떴다. 미완인 채 버려졌던 원고를 마무리한 것은 에드거 앨런 포 상을 수상한 장르소설가이자 텔레비전 시리즈 <도망자>의 원작자인 로버트 피시였다. 그렇게 해서 책이 나온 1963년은 마침 미국 대통령 존 에프 케네디가 암살된 해여서, 정치적·사회적 취지에 의한 암살을 소재로 삼은 이 소설은 덩달아 관심을 끌었다.

<암살주식회사>의 주인공인 러시아 이민자 이반 드라고밀로프는 한때 몸담았던 사회주의 운동에 한계를 느끼고 비밀 암살조직을 만들어 ‘공공의 적’들을 암살하는 것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백만장자 사회주의자’로 불리는 윈터 홀이 그를 찾아와 토론 끝에 드라고밀로프 자신이야말로 ‘공공의 적’임을 설득시키고 그로 하여금 그 자신을 암살하라는 지령을 조직원들에게 내리도록 한다. 일이 공교롭게 되느라고, 윈터 홀은 드라고밀로프의 딸과 사랑하는 사이임이 드러난다. 드라고밀로프를 죽이려는 조직원들과 그들에 맞서는 드라고밀로프의 ‘암살 게임’이 박진감 넘치게 전개된다. 300쪽에 조금 못 미치는 한국어판 전체 가운데 3분의2 가량이 잭 런던의 창작이고, 나머지는 잭 런던의 집필 메모를 참조해서 피시가 쓴 부분이다. 잭 런던의 메모와 부인 치미언 런던이 구상한 결말이 따로 붙어 있어서 비교해 가며 읽는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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