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09 18:32
수정 : 2007.03.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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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주의 비판=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포퓰리즘’ 즉 인민주의는 하나의 유행어가 됐다. 서구에서 인민주의는 주로 극우·보수 세력이 구사하는 정치 전략이다. 따라서 인민주의를 비판하는 것은 보통 좌파의 몫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참여 정부를 ‘포퓰리즘’으로 설명하려는 다양한 ‘우익적 시도’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 대부분은 포퓰리즘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 비방의 구호로만 활용한 경우다.
<인민주의 비판>은 윤소영 한신대 교수를 중심으로 한 ‘과천연구실’ 소속 연구원들이 인민주의에 대한 좌파적 비판을 진지하게 시도한 결실이다. 과천연구실은 알튀세르, 발리바르 등 서구 신좌파 이론가에 근거해 마르크스주의의 실천성을 부활시키려는 노력을 이어왔다. 인민주의 비판도 여기에 근거한 것이다.
이들이 보기에 인민주의는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와 정치제도를 ‘적’으로 규정하는 ‘원한의 정치’를 통해 대중을 동원”하는 것이다. 이때의 대중은 능동적·자율적 주체가 아니라 철저하게 국가 또는 특정 지도자에게 의존하는 객체다. 인민주의가 정치와 대중을 오히려 괴리시키는 이유다.
유럽과 남미에서 등장한 인민주의의 양태를 두루 살피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했지만, 그 맥락을 들여다보면 ‘계급 정치’의 작동을 틀어막고 있는 한국의 ‘인민주의’ 정부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담고 있다. 정인경·박정미 외 지음. 공감/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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