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15 19:25
수정 : 2005.09.16 14:04
|
맹자:유학을 위한 철학적 변론
백민정 지음. 태학사 펴냄. 1만8000원
|
잠깐독서
맹자는 성인으로 추앙받거나 고리타분한 사람이거나다. 평가의 편차가 그렇게 큰 것은 맹자의 매력없음이기도 하고 <맹자>의 독자가 적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맹자:유학을 위한 철학적 변론>(백민정 지음, 태학사 펴냄)은 맹자와 <맹자>가 왜 매력이 없는가에 대한 탐구이자 양자를 위한 변론이다.
지은이는 <맹자>를 아삭아삭 씹은 뒤 재구성했다. 물론 요즘 젊은 학자의 시각으로 또렷하게. 그래서 이해하기가 비교적 쉽다. 맹자를 성인의 자리에서 끌어내려 제자백가 가운데 앉히고 하나하나 청문하는 모양새다.
청문은 인성론, 수양론, 정치철학 세 부분으로 나뉘고 각각은 다시 몇개로 세분하여 맹자의 진땀을 뺀다.
맹자의 인성론과 수양론은 고자와의 밀고당김에 의해 형성되고 <맹자>도 그렇게 기술돼 있다. 고자는 맹자의 사상을 정당화하기 위해 설정한 열등한 존재. 지은이는 고자를 대신하여 맹자의 편에서 기술된 <맹자>를 뒤집어 읽는다. 맹자의 논리를 차근차근 따지고 입막음을 당한 고자의 답변을 추론해봄으로써 고자가 결코 열등한 사상가가 아니며 맹자의 주장들이 이론적 정합성과 의도에서 상당한 결함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맹자의 정치철학은 진상, 도응, 제선왕과의 대화에서 드러나는 바, 그는 가족의 논리에서 확장된 국가의 논리에서 수직적 위계질서가 왜 필요한지를 역설한다. 지은이는 그러나 가족질서, 즉 효제()의 행위원칙이 어떤 발생적 과정을 거쳐 선천성의 논리로 강제되었는지를 해명함으로써 인정()이 민본주의적 정치이념이 될 수 없는지를 밝힌다.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