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스님 등 참여 선거감시단 발족
차기 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뽑는 선거가 다음달 31일로 결정된 가운데 승가에서는 공명정대한 선거를 치르자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성철 스님의 열반 이후 형성된 좋은 이미지를 1994년 종단 사태로 한꺼번에 날려버렸던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조계종은 이번에는 꼭 청정 선거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데 선거 결과 못지 않게 관심을 두고 있는 분위기다.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과 백양사 승가대학 강주 법광 스님 등 35명의 스님이 참여하는 '청정선거실현 승가운동본부'가 26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 인근 찻집에서 출범했다. 종단의 차세대 주자인 법랍 15~25세 사이의 소장파 스님들이 주축이 된 승가운동본부는 이날부터 본격적인 선거감시활동에 들어갔다. 승가운동본부는 본사 주지 스님, 종회의원 등 선거 관계자를 대상으로 깨끗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서약을 받을 계획이다. 홈페이지도 따로 마련,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통해 적발한 부정 사례는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선거가 끝난 뒤에는 자료집도 낼 방침이다.창립준비위원장으로 선출된 금강 스님은 "세속정치도 밝아지고 있는데 이번 총무원장 선거는 깨끗하게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면서 "세속 사람들에게도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서로 약속하고, 감시하는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승가운동본부의 창립법회는 10월7일 오후 4시 조계사 설법전에서 열린다. 조계종중앙신도회, 불교여성개발원 등 29개 재가단체들도 지난 23일 성명서를 내 교단 지도자들에게 화합승가 공동체 정신 구현에 힘써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우리는 선거 공고일로부터 상호비방이나 금권선거를 방지하고, 공명선거, 정책선거를 정착시키고 '민주적 축제의 장'이라고 하는 선거 본연의 가치를 살리기 위해 재가불자들이 적극적.조직적으로 행동할 것임을 밝혀둔다"고 말했다. 한편 불교조계종 총무원장 권한대행 현고 스님은 지난 23일 담화문을 발표, 차기 총무원장 선거를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치를 것을 종도들에게 약속했다. 현고 스님은 담화문에서 "우리 총무원 집행부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공정하고 중립적인 선거관리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종도들이 우려하는 선거과열과 부정한 선거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조하고, 위법한 사안에 대해서는 종법령과 사법적 조치를 통해 철저히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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