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06 17:54
수정 : 2005.10.0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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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의 탄생
크리스토퍼 브룩 지음. 이한우 옮김. 청년사 펴냄. 2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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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독서
3세기 말, 4세기 초 이집트 사막에서 시작된 기독교 수도생활은 4세기 말 기독교가 로마 국교로 공인된 뒤 급속히 대중화하자 오히려 더 깊은 영성을 갈구한 “좀 더 열정적이고 강건하며 금욕적인 신자들”을 위한 독자적인 생활방식이 필요해지면서 확산됐다.
흔히 중세라고 하면 ‘암흑시대’를 떠올리고, 그 시대를 상징하는 수도원에 대해서는 세상과 단절된, 폐쇄적이고 교조주의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캠브리지 대학 교회사 교수를 지냈고 현재 명예교수로 재직중인 크리스토퍼 브룩(78)의 <수도원의 탄생>(1974년 출간본의 2002년 개정판·청년사 펴냄)은 그것이 무지와 오해에서 비롯된 잘못된 통념임을 다시한번 확인해 준다. 유럽 중세는 근대와 단절된 것이 아니라 근대로 가는 가교였고 근대는 중세라는 물적·지적 기반 위에서 꽃피었다는 사실을 최근 양이나 질에서 크게 수준이 향상되고 있는 국내저작이나 번역서들은 보여주고 있다.
제목에 붙인 ‘유럽을 만든 은둔자들’이라는 수식어가 많은 것을 암시한다. ‘12-13세기 수도원 부흥운동은 유럽 인구의 증가와 경제발전, 왕족과 귀족의 후원, 도시의 발전, 사회적 자극과 유행으로 가능했다. 수도원은 독립을 유지하면서 교황과 왕족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 수도원의 재원은 불어났고 재능있는 인재들이 증가했다. 세속의 조건들이 집중된 수도원은 다시 유럽을 조밀하게 연계시키며 문화, 예술, 경제를 발전시켜나갔다.’ “사회사, 정치사, 경제사, 문화사 등과의 연관 속에서” “시종일관 (수도원의 생성·발전·쇠퇴에 관한) 이론과 실제(역사와 답사)를 접목시키려는 저자의 노력”을 옮긴이는 높이 평가한다.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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