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10.13 16:46 수정 : 2006.02.06 17:23

밥 딜런 자서전-바람만이 아는 대답
밥 딜런 지음. 양은모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 9200원.

잠깐독서

<블로잉 인 더 윈드> 등의 노래로 1960~70년대 저항정신의 상징이 된 포크 음악가 밥 딜런의 진솔한 내면 세계가 담겼다. 탈색된 위인이 아니라 단점 많고 흔들리는, 살아 있는 인물을 만날 수 있다.

이야기는 포크음악을 하는 신출내기가 뉴욕에 도착한 때부터 시작한다. 작은 카페들을 전전했던 기억, 팁을 더 받으려고 짰던 전략, 뉴욕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인상들이 촘촘하게 들어 있다.

자신을 멋대로 재단하는 시선에 대한 분노도 생생하다. 가족과 함께 가꾸는 소박한 삶을 꿈꿨는데 그를 “저항운동의 왕자”로 생각하는 이들은 그의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기 일쑤였다. “나는 가족을 지키고 먹여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 잘난체하는 인간들이 언론에서 나를 대변자라느니 심지어 시대의 양심이라느니 하면서 사람들을 속이고 있었다. …나는 누군가가 개들에게 던진 고기 한 점 처럼 느껴졌다.” 그는 외부에 비친 자신의 이미지를 “좀더 혼란스럽고 평범한 것”으로 만들려고 무던히 애썼다.

60대를 넘어가면서 음악가로서 한계를 느낀 그가 자신을 향해 퍼부은 비판과 성찰도 칼끝 같다. “나는 내가 가진 재능을 한계점을 넘어서까지 이용하면서 자신을 속여왔다. …빛이 사라졌고 성냥은 끝까지 타버렸다.”

책은 시간이 아닌 생각의 흐름을 따라간다. 시 한편, 노래 하나를 단초로 이야기가 뻗어나간다. 예를 들면 철학자 클라우제비츠의 전쟁에 대한 책을 소개하다 오래 전엔 군인이 되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이어 연줄 없는 설움을 쏟아낸다.

그는 자신과 음악에 대해 이렇게 썼다. “포크송은 내가 우주를 탐구하는 방식이고 그림이었다.… 나는 실제로 눈물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어슴푸레한 안개를 응시하며 지적인 몽롱함 속에 떠도는 노래를 작곡하는 포크 뮤지션 이상의 사람이 아니었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