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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4 18:46 수정 : 2005.10.14 18:53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부대행사로 열린 학술심포지엄 전경. 사진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조직위원회 제공.

15일부터 프랑크푸르트서 ‘한-독 학술회의’

이 기사가 독자를 만나는 15일 아침,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선 역사적인 학술행사가 개막을 코 앞에 두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15일 오전 10시부터 이틀 동안 프랑크푸르트 시청에서 ‘한국과 독일의 민주주의, 통일과 평화’를 주제로 한·독 학술대토론회가 열린다.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받은 2005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부대 행사다. ‘한·독 최고 지성인의 의견 및 담론 교환’이 학술회의의 목표다.

도서전 부대행사로 열려
양국 지성인들 대거 참석
분단 교훈·지햬 등 나눠

이들은 이틀에 걸쳐 분단국가의 경험과 교훈, 지혜를 나눌 예정이다. 김우창 교수는 학술대회 개회사에서 “통일을 지구적 지평에서 생각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분단의 경험을 공유한 독일과 한국이 세계사를 선도할 자리에 있음을 강조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한국 학계의 담론을 세계 인문학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세계 인문학계가 한국의 지적 수준을 주목하게 만들려는 욕심도 숨어 있다.

학술대회 총괄기획책임을 맡은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냉전-분단-민주주의-인권-평화로 이어지는 한국 지성계의 고민이 한국학에 대한 서구 인문학의 관심을 촉발시키고, 이를 통해 다시 한국 지식사회가 풍부해지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의 면면을 살피면 이 자리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김우창 고려대 교수, 최장집 고려대 교수 등은 한국의 인문사회과학계를 대표한다. 이종원 일본 릿쿄대 교수, 이수훈 경남대 교수, 박명림 연세대 교수 등은 한국 중견·소장학자들의 대표격이다. 소설가 황석영과 작가 김원일, 강금실 인권대사와 이홍구 전 국무총리 등도 함께 참석한다.

독일 쪽도 정·언·학계를 망라하는 대표적 지식인들을 망라했다. 위르겐 부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20여명이 참석한다. 빌리 브란트 내각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한스 디트리히 겐셔, 주동독 서독대표부 소장으로 독일 통일의 현장을 지켰던 프란츠 베르텔레, 동독에서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슈테판 비크하르트, 독일 노동조합연맹 의장을 지낸 디터 슐테 등이 특히 눈에 띤다. 비판적 지식인이자 언론인인 테오 좀머 <디 자이트> 발행인, 정치학자 한스 기스만, 작가 빌프리트 쇨러도 참석한다.

애초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학술대회 세션 가운데 하나인 ‘현자와의 대화’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병 치료 때문에 불참하게 됐다. 북한 쪽 지식인들의 참가도 도모했지만 불발에 그쳤다. 이번 한·독 학술대회의 모든 발표문과 토론문은 영어·독어·한국어 등으로 번역돼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중도우파·진보 망라…한국 지적수준 유럽에 전달”

한-독 학술회의 기획책임자 박명림 교수

한-독 학술회의 기획책임자 박명림 교수
한·독 학술대회 기획책임을 맡은 박명림 연세대 교수(사진)를 출국 직전인 지난 12일 인터뷰했다. 박 교수는 대단히 상기된 모습이었다.

-이번 학술대회에 어떤 의미가 있나.

=최고 수준의 학자들이 유럽의 심장부인 독일에서 한국·독일 문제를 놓고 이틀 동안 심층토론을 벌이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우리 학문의 수준을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1년여 동안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자면, 한국적 현실을 보편적 언어와 문법을 통해 서구 지성계에 전달하는 게 기획의 초점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중도우파부터 중도진보까지 망라하고, 소장부터 노장을 아우르는 식으로 참석자들을 꾸몄다. 지식인이면서도 관련 정책을 다뤘던 분들을 중심으로 했다. 독일 쪽 참석자들도 관련 분야의 정책 경험과 논문 수준 등 엄정한 기준을 따져 골랐다. 독일 통일에 대한 학문적 시각과 구체적 경험을 동시에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한독간 학술교류의 의미는.

=학문적인 관점에서 봐도 평화, 민주주의, 경제발전 등의 모든 분야에서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편향돼 있다. 이제 인문학의 본령인 유럽에 한국 문제의 충격을 던지고, 여기서 새로운 담론이 형성돼 다시 한국과 교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 미·일 중심의 인문학 지평을 유럽으로 넓혀야 한다. 이제 분단과 평화 등 우리의 문제를 갖고 한국의 지식이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안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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