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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이해 1·2
현은자·김세희 지음. 사계절 펴냄. 각권 2만4000원 |
그림책은 어떻게 시작됐나 어떤 각도로 이해해야 하나 제작은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조각조각 나눠져 있던 정보 엮었다 어린이들이 ‘소우주’에 접근하는 다양성과 교육적 담론 가능성도 열어줘
한 그림책 작가가 출판사 편집자를 처음 만나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오늘 새로 산 신발인데 정말 멋지지 않아요? 나는 이 분홍색 신이 정말 맘에 꼭 들어요.” 그 편집자는 일 때문에 처음 만나 이런 얘기를 허물없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은 흔치 않다며, 어쩌면 그것이 자기가 이 분야에 기꺼이 종사하는 이유 중에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도대체 어떤 이들이 그림책에 종사하는 것이기에 그럴까. 그림책 안에 담긴 천진난만한 세계 많은 사람들은 어린이한테 그림책을 준다는 것을 매우 단순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어린이한테 그림책은 보기 좋은 그림 정도나 또는 이야기 놀이 겸 교육도구로서 주면 되지 않을까 하는 편의주의로 치우치기 쉽다. 이런 경향은 비단 부모나 교육자뿐만이 아니다. 그림 작가나 초보 편집기획자 역시 사전지식 없이 이 분야에 처음 뛰어들 때, 이런 일반적인 생각으로 접근하기 쉽다. 하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매우 벅찬 감동의 세계, 어린이의 소우주와 그 소우주를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꾸며나가는 또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어떤 이들에게 이런 그림책의 세계는 불가사의한 경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일례로 한 그림책 기획자는 이런 얘기를 했다. “그냥 피상적으로 보았을 때와는 다르게 그림책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순수하고 때 묻지 않았다”, “그저 어린이를 위한 쉬운 문학 정도로만 여겼던 그림책 안에 담긴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세계, 그 무궁무진한 예술적 가치의 가능성을 보고서 가슴 벅찬 감동을 받았으며 어린이 문학을 발전시키지 않고는 위대한 어른 문학과 문화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초기의 벅찬 기대와 의욕과는 달리 막상 그림책을 본격적으로 고민하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난감해진다. 물론 천부적 통찰력으로, 전문지식의 배경 없이 몇 번쯤은 성공적 결과를 이끌어낼지 모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작가든 기획자든 진정한 방향성에 대해 많은 갈등과 의문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때가 바로 어린이 그림책에 대한 진정한 ‘이해’, 또 그 ‘이해한 내용’에 대한 소통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시기이다.그런데, 작업자들은 ‘이해’에 대한 소통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에 한번 더 놀라게 된다. 출판사, 기획자, 글 작가, 그림 작가, 부모, 교육자 모두 공감하는 ‘이해’로 소통해야 하는데 지식과 정보체계, 경험이 다른 사람들이 저마다 서로 다른 분야만큼이나 다른 이해의 폭으로 그림책과 소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식과 정보체계의 서로 다름에서 나오는 ‘이해’의 간극은 또한 그림책 작업자들 사이에 의사소통 부족을 불러온다. 사람은 자신이 아는 만큼만 보기 마련이다. 생각해보라. 기획하는 사람이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거나, 부모가 이런 책만을 원한다거나, 그림이나 글 작가가 자기의 세계만을 고집한다면 어떻게 그림책을 발전된 방향으로 가져가려는 논의와 의견수렴 과정을 거칠 수 있겠는가? 더구나 편향된 지식을 가진 이가 일방적인 칼을 휘두르게 된다면 우리는 부지불식간 얼마나 자원과 에너지를 낭비하겠는가? 작업자들 지식·정보체계 공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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