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20 18:42
수정 : 2005.10.21 18:09
‘조선상고사’ 책 속으로
역사란 무엇이뇨? 인류사회의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 시간부터 발전하며 공간부터 확대하는 심적 활동의 상태의 기록이니, 세계사라 하면 세계 인류의 그리 되어 온 상태의 기록이며, 조선사라면 조선 민족의 그리 되어 온 상태의 기록이니라. 무엇을 ‘아’라 하며 무엇을 ‘비아’라 하느뇨? 깊이 팔 것 없이 얕게 말하자면, 무릇 주관적 위치에 선 자를 아라 하고 그 외에는 비아라 하나니, 이를테면 조선인은 조선을 아라 하고 영·미·법·로(英·美·法·露) … 등을 비아라 하지만, 영·미·법·로 … 등은 각지 제나라를 아라 하고 조선을 비아라 하며, 무산계급은 무산계급을 아라 하고 지주나 자본가 … 등은 각기 제 붙이를 아라 하고 무산계급을 비아라 하며, 이뿐만 아니라 학문에나 기술에나 직업에나 의견에나 그밖에 무엇에든지, 반드시 본위인 아가 있으며, 따라서 아와 대치한 비아가 있고, 아의 중에 아와 비아가 있으며 비아 중에도 또 아와 비아가 있어, 그리하여 아에 대한 비아의 접촉이 번극할수록 비아에 대한 아의 분투가 더욱 맹렬하여, 인류사회의 활동이 휴식될 사이가 없으며, 역사의 전도가 완결될 날이 없나니, 그러므로 역사는 아와 비아의 투쟁의 기록이니라. (<단재 신채호 전집 (상)>, <조선상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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