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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 1·2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각권 1만8000원 |
3년 전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돌풍 주역
전국역사교사모임 또 일냈다
‘엑스트라 대륙’에 시선 골고루 주고
세계사와 한국사의 접점도 찾는다
제국주의 정당화한 고대·중세·근대 구분도 없애
3년 6개월 전 적어도 한국적 풍토에서는 ‘획기적’이라는 수사가 어색하지 않을 새로운 개념의 역사책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로 독서계에 돌풍을 불러일으킨 ‘전국역사교사모임’이 이번엔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휴머니스트 펴냄)를 들고 나왔다. 전국 교육현장의 2천여명 회원들의 응원 속에 10명의 집필진, 편찬위원 25명, 검토위원 12명, 편집·디자인 스태프 28명 등 175명의 개발인원이 투입된 이 야심작은 준비된 만큼 전작의 성취를 한 차원 더 높이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관계자들은 1, 2권 합쳐 지금까지 모두 30여만 부가 팔려나가면서 역사 교과서에 대한 기존 관념을 뒤흔들고 있는 전작 이상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출판사쪽은 ‘청소년과 함께 살아 숨쉬는 21세기 대안교과서’라는 부제를 단 전작(세계사쪽도 마찬가지)의 독자 중에는 의외로 40대가 두꺼운 층을 이루고 있다며, 그들의 남녀 성비는 약 3 대 7 정도라고 밝혔다. 청소년들 자녀로 둔 가정주부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하고 있다.
눈에 띄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볼거리가 더 많아졌다는 점이다. 그냥 많아진 것이 아니라 더 다양하고 세련됐으며, 서술내용 및 방식과의 유기적 결합면에서 완성도가 높아졌다. 사진과 그림 등 더 많아진 참신한 컬러자료들이 지면을 화려하고 생생하게 꾸미고 있고, 지도들을 적극 활용한 과감한 디자인도 ‘진보’했다는 느낌을 준다. 보기에 좋을 뿐 아니라 사실 인식과 이해에 매우 효과적이다. 이는 전작 <살아있는 한구사 교과서>에서도 내세웠듯이 역사교육이 고리타분한 암기과목이 아니라 “살아있는 삶을 위한 역사교육” “생동감있는 이야기와 감동이 살아있는”, 그야말로 재미있고도 유익한 교육이 돼야 한다는 변함없는 출간목적 달성에 훌륭하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2권 238~239쪽 ‘청소년의 삶과 꿈’ 난에 실린 만화형식을 곁들인 소품 ‘어느 여덟 살 아이의 냉전에 대한 기억’은 1950년대 미국을 휩쓴 매카시 광풍의 희비극을 여운 깊게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화려한 편집 소설같은 감동
이미 전작에서도 돋보였지만, 이데올로기적 폐색감이나 수동성 등 낡은 관념과 ‘성역’들을 벗어던지는 과감성, 기성 가치나 시각·해석의 허구를 모나지 않으면서도 철저히 깨부수는 방향성과 실증성은 이번에도 두드러졌고, 세계사라는 특성 때문에 그 점은 더욱 자유롭고 빛나 보인다. “평화와 민주주의,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세계사 인식”, 약소민족, 여성, 빈곤층 등 “소수자의 지위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공존과 연대를 지향하는 세계사”, “과학기술이 가져온 사회변화를 반성적으로 살피면서 경쟁과 성공지상주의에 대한 대안적인 삶의 방안을 성찰할 수 있는 역사”라는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의 자연스런 귀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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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굴 제국의 몰락과 함께 쇠퇴기를 맞긴했으나 19세기의 인도는 중국 등과 더불어 가장 발달한 문명과 경제력을 가진 나라였다. 그러나 동인도회사를 앞세워 부당한 납세를 요구하고 면화 단작재배를 강요하면서 값싼 면제품을 대량 반입했으며 숲도 마구잡이로 베어간 영국의 제국주의적 침탈로 인도 민중들은 빈곤과 기아에 허덕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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