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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27 19:45 수정 : 2005.10.28 14:25

최성우/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hermes21@chol.com

과학이 만난 사회

그동안 이른바 ‘MIT 가설’로 불리던 금속-절연체 전이 현상을 우리나라 물리학자가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는 얼마 전의 언론보도에 대해 지나치게 과대 포장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상당한 논란과 진통이 뒤따른 바 있다.

필자 역시 과학저널리스트의 한사람으로서 그동안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보도와 관련된 여러 가지를 종종 언급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 사건은 이 나라 과학커뮤니케이션 구조의 취약성 및 관련 저널리즘의 문제점들을 총체적으로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듯하다.

먼저 과학기술 관련 저널리즘은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언론의 과학부나 과학팀은 미디어 내부적으로 영향력이 미약하고 주변적 위치에 머물고 있다. 그 결과 대부분 전문성이 크게 부족하고 보도자료에 대한 검증 등을 소홀히 해왔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물론 과학기술계와 일반 대중들이 공통적으로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마땅치 않은 고충을 전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대중들의 눈길을 끌려고 지나치게 선정적인 보도를 일삼다 보니 ‘세계 최초…’ ‘경제적 효과가 수억달러’ 등의 용어를 남발하더니, 이번에는 더 나아가서 ‘노벨상 후보 탄생’ ‘뉴턴의 만유인력 발견에 비견’ 등 성급하고 과장된 표현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

또한 이번에 해당 과학자가 소속된 기관 역시 지나치게 과대포장된 홍보를 의도했다는 의혹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새로운 ‘스타과학자’를 인위적으로 띄우려 했든, 정부의 지원을 겨냥했든, 이번의 사건으로 인하여 도리어 과학기술계 외부와 대중들의 불신이 가중되고 본질을 벗어난 논란이 지속된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하여 과학기술인, 과학언론 담당자, 일반 대중들 모두 철저히 반성하고, 우리나라의 과학커뮤니케이션과 관련 저널리즘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한다면 도리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동안 다른 분야와는 달리 유독 과학기술 보도 분야만은 심각한 ‘오보’가 나와도 별탈없이 유야무야 넘어가기 일쑤였던 것은 앞으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언론 과학 담당자의 전문성을 더욱 고양함과 아울러, 취재원이나 보도자료의 진정성 등이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적절한 사전검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당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과학보도 지원단’을 구성하여 담당 기자들에게 조언해 주는 체계 등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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