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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17 17:49 수정 : 2005.11.18 13:56

화폐, 마법의 사중주
고병권 지음. 그린비 펴냄. 1만4900원

잠깐독서

지금은 해체된 옛 인기그룹 젝스키스는 멋들어진 춤과 함께 ‘폼생폼사’를 불렀다. 이 노래를 즐기던 10대들이 지금은 20대가 됐다. 이들 대부분은 로또복권 숫자배열을 고민하며 ‘돈생돈사’를 외치고 있을지 모른다.

“검은 것을 희게, 추한 것을 아름답게, 늙은 것을 젊게 만드는 것, 늙은 과부에게도 젊은 청혼자들이 달려가게 만드는” 무적의 돈. 지갑 속에 들어있는 구체적 사물이면서 동시에 잡히지 않는 존재인 돈. <화폐, 마법의 사중주>(그린비 펴냄)는 돈이 어떻게 이런 ‘전지전능’하고 알듯 모를듯한 힘을 갖게 됐는지를 분석했다.

지은이는 화폐거래네트워크(시장), 화폐주권(국가), 화폐공동체(사회), 화폐론(과학)이라는 네 가지 요소로 접근한다. 상품으로서 전국을 돌아다니던 돈이 갑자기 명령이 돼 전국을 돌아다니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화폐공동체가 왜 근대와 전근대를 나누는 기준인가?

이 네 요소가 우연적이거나 또는 필연적인 상호작용을 하며 절묘하게 빚어낸 ‘마법의 사중주’는 악보도 지휘자도 없는 연주다.

돈의 이미지는 부의 가치를 비쳐주는 거울이었다가, 국가를 돌아다니며 경제를 움직이는 혈액이 됐고, 살아 움직이며 스스로 부를 만들어 내는 생물이 됐다. 돈이 ‘생물’로 보이는 순간 돈은 인간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마법’의 비밀이 숨어 있다. 돈의 연주가 행복하게 들리는 사람은 이 ‘마법’에 걸린 것이라고 지은이는 일깨워준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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