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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한장면/놀이터 옆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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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한장면
놀이터 옆 작업실글 조윤석·김중혁, 사진 박우진 지음. 월간미술 펴냄. 1만5000원 (홍익대 앞 예술벼룩시장 ‘희망시장’에서 만난 즐거운 작가 12명의 목소리를 담았다.) 나는 홍대 앞을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말하자면 이곳을 왜 언더그라운드라고 하는지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럼요, 그럼요, 그럼요. 나는 이곳을 사랑한다. 이유가 있다면 한 가지다. 그것은 이곳이 바로 ‘언더 그라운드’이기 때문이다. 뭐야, 이 새끼 태도를 확실히 해! 바티스타 정도가 윽박지른다 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곳은 이런 곳을 언더 그라운드라고 여기는 나라, 바로 우리 나라, 그 나라의 그래서 유일한 언더 그라운드이기 때문이다. 마약에 찌든 갱들도, 또 뇌가 축소된 여자애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게다가 빵집이, 맙소사 은행이 다 영업을 하는 그라운드지만, 실은 언덕이지만, 썩을 놈의 대학이 있지만, 언더는 무슨 개뿔, 소리가 절로 날 때가 있지만, 그런 이유로 이곳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이곳을 언더 그라운드라고 부르자. 이 이상한 나라의 유일한 비빌 언덕, 그래서 소중한 우리의 홍대 앞을. (박민규 글 140~141쪽, 사진 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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