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25 18:54
수정 : 2005.11.25 18:54
이달초 한국방송이 서울 강동구·경기도 접경 지역에서 고대 일본의 장고형 고분(전방후원분) 형태의 초대형 백제 고분 10여 기를 발견했다고 보도한 내용들(<한겨레>11월8일치 23면·관련기사)이 대부분 오보로 판명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5일 보도자료를 내어 “한국방송과 강동문화원쪽이 전방후원분 관련 고분이라고 주장해온 서울 강동, 경기도 하남 지역 유적 추정지 3곳에 대해 정밀지표조사와 레이더 탐사 등을 진행한 결과 낮은 야산의 자연구릉으로 확인됐으며 전방후원분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연구소쪽은 전방후원분의 특징인 언덕 모양으로 두둑하게 흙을 쌓아올린 성토 흔적이나 테라스 모양의 단 구조, 인공도랑인 주구 등의 자취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구소쪽 자료를 보면 전방후원분으로 보도했던 하남시 민둥산 지역은 정상부에서 풍화암반층이 드러났으며, 1910년대 지도와 60년대 항공사진을 비교한 분석에서도 능선줄기가 길게 이어진 자연구릉이었다가 60년대 농지 개발 등으로 일부가 깎이면서 외형상 고분 비슷한 형태를 띠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동 유물이 매장된 고분으로 추정했던 서울 강동구 일대 다른 지역도 지하 탐사결과 별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고, 지형이나 모양 또한 전방후원분 형태를 띠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한국방송 보도에 반발해온 고고학계에서 정정 보도와 취재 관계자 사과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백규 한국 고고학회 회장은 “학계의 위상을 실추시킨 오보임이 분명해진 만큼 곧 운영위 등을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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