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사막의 풍만함이여!

책속의 한장면/비단길 보고서

책속의 한장면

비단길 보고서
글·사진 서울대 문리과대학 산악회 지음. 수류산방.중심 펴냄. 1만8500원

쿤룬 산맥의 북쪽으로 흐르는 물과 톈산 산맥의 남쪽으로 흐르는 물은 모두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흘러들고, 거기에서는 바다로 합류하는 길이 없으므로 모두 하늘로 증발하거나 땅속 깊이 침잠한다. 따라서 이 타클라마칸의 하천은 하류로 내려갈수록 강 폭이 넓어지는 게 아니라 점점 더 수량이 적어지고 하천의 모습이 지워지다가 사막과 하나가 되어버린다. 사구는 잔물결을 이루면서 풍만한 곡선을 이루고 있다. 그 메마르고 척박한 모래가 가지는 곡선의 부드러움이여, 황량한 풍만함이여! 범주, 형주(아들들)와 함께 사막 달리기도 했다. 나침반의 동쪽으로 출발 지점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달려간 다음 돌아오기도 했다. 발밑의 모래 감촉이 부드럽다.(글 변호사 박성원 대원 159쪽, 사진 34~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