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12.08 18:56 수정 : 2005.12.09 14:01

산은 하늘과 함께 숨쉰다-책속의 한장면

책속의 한장면


춤추는 사계
글·사진 이대일 지음. 정신세계사 펴냄. 2만8000원
(부제 ‘흙빛에 담은 한국의 봄여름가을겨울, 그 길을 따라’)

“눈꽃이 잔뜩 폈어. 시간 있으면 한번 와봐.”

산 노인으로부터의 전화였다. 몇 해 전 초겨울날 간단한 등산 차림으로 산행을 나섰다가 거의 죽을 뻔한 나를 구해준 노인이었다. 길을 잃고 헤매다가 어스름이 깔려들 무렵 거의 탈진 상태에 이르러 이젠 죽었구나 싶었을 때 그는 홀연히 나타나 나를 들쳐업었다. 등에 업히자마자 나는 까무륵 정신을 잃고 말았는데 눈을 뜨고 보니 어둑어둑한 방안이었다.…

“어르신 아니면 죽을 뻔했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손님 오셨다구 첫눈이 내리네. 이 산 좀 아시나?“

“두어 번 왔었어요. 길도 어려운 게 없구 해서….”

“무엇보다 예민하고 민감한 게 이 산이여. 이눔이 하늘과 같이 숨을 쉬거든. 그 숨길 헤아리지 않으면 욕보기 십상이여. 시장헐 텐데 밥이나 한 그릇 들구 가시게.”

아궁이 위에 얹어놓은 냄비에서 밥 냄새가 흘러나왔다.(글 154쪽, 사진 155쪽)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