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2.15 20:56
수정 : 2005.12.1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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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경제학> 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브너 지음. 안진환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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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전문가와 함께뽑은 2005 올해의 책 50
경제학은 재화를 연구하는 학문. 그래서 더없이 중요하다. 재화가 곧 신인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불행히도 경제학은 어렵다. 혹은 그렇게 기술하고 있다. 인간이 재화로부터 소외된 터, 경제학에서조차 소외됨은 ‘학자’들의 젠체함 또는 무심함에서도 말미암는다.
<괴짜경제학>(스티븐 레빗, 스티븐 더브너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은 강단의 ‘괘씸경제학’과는 달리 주변의 흔한 소재를 경제적 현상으로 재미있게 설명함으로써 경제학을 소외로부터 구해 내고 있다.
책은 질문과 답으로 구성된 몇개의 장으로 되어 있는데, 질문에서 생긴 의아스러움이 답에 이르러 무릎을 치게 만든다.
예컨대 부동산 중개업자는 고객의 부동산을 최고값에 팔아줄까? 답은 아니다. 그들은 거래를 빨리 성사시키는데 관심있을 뿐이다. 왜? 부동산 중개료가 판매가의 1.5%이므로 30만달러에 판다면 그의 몫은 4,500달러. 1만달러를 더 받아 31만달러에 판다면 그의 몫은 150달러가 늘어날 뿐이다. 푼돈 때문에 상담을 늘이느니 또 다른 건수를 찾아 또 다른 4500달러를 노리는 편을 나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를 증명할까?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자기 소유의 집을 팔 때와 비교하면 된다! 이때는 푼돈 수수료가 아니라 1만달러가 왔다갔다 하기 때문이다. 행위의 동인을 인센티브로 설명한다.
이런 식으로 숨겨진 진실을 방대한 데이터를 기초로, 통찰력과 과학적 논증을 통해 파헤친다. 때론 진지하게 때론 유쾌하게. 게다가 그의 문답은 사회통념을 깬다는 데서 일종의 카타르시스까지 겸한다.
그의 무기는 회귀분석. 대량의 데이터를 분류할 때 이용하는 도구로서, 초점이 되는 두 변수를 제외한 다른 변수를 일정하게 맞춰놓고 두 변수가 서로 변하는 과정을 살펴보는 방법이다. 두 변수가 상관관계에 있는지를 판단하여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것이다. 지은이가 찾아낸 상관관계의 변수가 어처구니없이 멀리 떨어져 보인다는 게 흥미를 돋운다.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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