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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생각]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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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빨리 달리면 바람에 야식이 식을까 싶어,
천천히 페달을 밟는 조심스러운 밤. 서울, 저녁의 가장자리에는
글·그림 양태종/윌북·1만3800원
2019년 가장 힙한 도시 서울, 서울의 감성은 무엇일까? 어느날 작가는 광화문 횡단보도에서 비토사의 자전거를 몰고 가는 멋진 라이더를 목격한다. 어쩐지 정확한 목적지를 가졌을 것 같은 그 모습을 동경하며 그는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자전거 장비의 유혹을 이겨내는 과정이었고 그는 자전거를 향한 이러한 욕망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 시작한다. 바로 자전거를 타면서 만나고 본 사람들과 일상 속 한 장면을 하나하나 그림으로 담아낸 것. (출판사 서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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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한참을 뒤척거리다가 강변으로 나가본다. 강물 위로 일렁이는 불빛들이 내 습한 고민들 같다. 그렇게 여름밤은 내게 알 수 없는 시간만을 선물해주며, 그만 집에 돌아가라 말하는 듯하다. ⓒ양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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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평행선 언덕 너머에 바다가 펼쳐져 있다는 것을 여자는 안다. 그러나 속도를 내지는 않는다. 바다보다 중요한 것은 그와 함께 달리는 일이므로. 둘은 그렇게 평행선을 달렸다. ⓒ양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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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형 “우아, 저 형 좀 봐.” 경사로 앞에 서자 몹시 초조해졌다. 동네 꼬마들의 기대 가득한 눈빛들이 언제 조롱의 눈초리로 바뀔지 몰랐다. 자전거를 가뿐히 들었다가 멋지게 착지해야 했다. 최대한 멋지게. ⓒ양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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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과 숲 달리다 멈추어 보니 온전히 내 것이 되어 있는 밤. 자전거를 멈추고 숲을 부르는 시간. ⓒ양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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