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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14 06:00 수정 : 2019.06.14 19:42

야마센 홀로 지키다
-약자와 연대한 뜨거운 양심, 야마모토 센지

우지 야마센회·황자혜 엮음/건강미디어협동조합·1만3000원

1929년 3월5일 일본 생물학자이자 정치가 야마모토 센지는 도쿄에서 우익 단원의 테러로 목숨을 잃는다. 39살이었다. ‘야마센’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그의 죽음은 우리에게도 악명 높은 치안유지법과 관계가 있다.

일본 제국주의는 1925년 치안유지법을 만들어 노동운동, 종교, 언론, 독립운동 등 저항하는 세력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시인 윤동주도 이 법 위반으로 옥살이를 하던 중 숨졌다. 일제는 1928년 치안유지법 처벌 조항을 10년 이하 징역에서 사형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개악을 시도한다. 당시 노동농민당 국회의원이었던 야마센은 홀로 끝까지 저항했다. 그는 결국 테러를 당해 숨졌고, 치안유지법은 사형도 가능하도록 개악됐다.

<야마센 홀로 지키다>에는 이런 삶을 산 야마센의 일대기가 쉽게 정리돼 있다. 18살에 캐나다 유학으로 민주주의를 경험한 내용이나, 동물학과 졸업 뒤 대학 강사로 일하면서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에 반기를 들고 다자녀·생활난으로 고통 받고 있던 민중을 대변해 ‘산아제한’ 운동을 한 부분은 흥미롭다. 이 책에는 일본 정치인과 역사학자의 글, 한국의 교사, 국가보안법 피해자 등의 추천문도 함께 담겨 있다. 한국에서 출판된 야마센 관련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과 일본의 특수한 관계 탓에 기억해야 할 사람조차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추천사를 쓴 홍세화 장발장은행장은 “우리가 일본 정권과 일본 민중을 동일시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야마센이 살았던 지난날이나 아베가 집권하고 있는 오늘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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