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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작가의 며느리 유인숙씨가 처음으로 시어머니의 모델을 섰던 <황금의 비>(1982년). 이봄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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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며느리 유인숙씨 ‘미완의 환상여행’ 책 발간
‘예술가 시어머니’와의 일상 담담히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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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작가의 며느리 유인숙씨가 처음으로 시어머니의 모델을 섰던 <황금의 비>(1982년). 이봄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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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전시장에서 시어머니 천경자(오른쪽) 작가와 함께 한 유인숙씨. 이봄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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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가져다 드리고 나오려는데 어머니가 부르셨다 . “ 인숙아 ” 어머니는 내 얼굴을 바라보셨다 . “ 거기 서 볼래 ?” 나는 어머니가 하라는 대로 서 있었다 . 그날부터 나는 어머니의 모델이 되었다 .
처음으로 모델을 섰던 작품은 < 황금의 비 > 였는데 크기가 작은 그림이지만 어머니는 2 년에 걸쳐 혼신을 다해 그리셨다 . 작품이 완성된 후에는 오랜 세월 항상 거실 벽에 걸어 놓으셨다 . 어머니는 내게 “ 사람들이 저 그림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고 하더라 ” 라고도 하셨다 . 그 말씀을 듣고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 어머니가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 예사롭지 않은 눈빛 ’ 으로 표현하신 거라고 . 처음 모델을 하라는 말을 들었을 땐 설다 . 나는 그때까지 어머니가 어려웠고 조심스러웠다 . 모델을 하면서 어머니와 더 빨리 가까워질 수 있었다 . 걱정도 또한 있었다 . 그림 모델을 하다가 어렵게 쌓아놓은 고부 관계가 망가질까봐 염려가 되었다 . (본문 97쪽)
어머니와 같은 목욕탕을 다니지 않으려고 했던 내가 어머니의 누드 모델이 되었다 . 그렇지만 그후로도 나는 어머니와 목욕탕을 같이 다니지는 않았다 . (본문 1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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