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04 06:37
수정 : 2006.01.04 06:37
김해 택지개발터에서…폭 6m 대규모 포장도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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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관동리에서 발견된 가야시대 선착장의 잔교시설(위쪽). 표시된 점선 부분에서 튀어나온 곳이 길쭉한 잔교의 시설물 흔적들이며 아랫쪽은 포구쪽 호안 시설이다. 아래쪽 사진은 선착장 배후 지역에서 발견된 대형 도로의 모습이다. 경남고고학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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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 낙동강변에서 1600여년전 가야 사람들이 배를 댔던 대형 선착장 잔교와 물품 창고터, 포장도로 유적 등이 국내 최초로 발견됐다.
경남고고학연구소(소장 최종규)는 지난 6~11월 낙동강 하류와 맞닿은 김해시 장유면 관동리 택지개발 예정터를 조사한 결과 지류인 율하천 부근 습지에서 5세기 초중엽 가야시대의 선착장 부재 등을 대량 발굴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소쪽은 “고대 선박의 잔해가 발견된 사례는 보고된 바 있으나 배를 대는 고대 인공시설물들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 잔교 유적은 습지 펄층에 다릿발을 박고 뭍에서 24m 가량 강쪽으로 튀어나온 막대 모양의 접안용 구조물이다. 확인된 잔교 부재들은 크게 다릿발(교각)과 양목, 연목, 상판으로 이뤄졌다. 조사결과 펄층에서는 직경 5~20cm 정도의 나무 말뚝 다릿발 수백개가 발견됐다. 다릿발들은 3열로 펄에 촘촘히 박힌 채, 그 위에 가로 걸침목인 양목과 세로 걸침목인 연목을 엇갈리게 얹었으며 덮개판인 폭 1.8m 정도의 상판을 다시 올린 얼개였다. 상판 위에는 물품을 쉽게 부리도록 돗자리 등을 깐 흔적도 있었다. 최 소장은 “오늘날 잔교와 별 차이가 없는 고난도 공법의 시설물로 가야 시대 교통사와 토목사 연구에 요긴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또 잔교 배후의 뭍에서는 가야 유적 최초로 대형 도로 2기가 발견됐다. 최대폭이 6m에 이르는 이들 도로는 점토로 지반을 다지고 포장했으며 노면에 수레바퀴 흔적이, 주위에 나무관 등을 깐 배수(암거)시설이 나와 주목된다. 이밖에 창고와 선착장 관리시설로 보이는 건물터 8기도 확인됐다. 연구소쪽은 “2002년 김해 봉황동에서 나온 대형 기둥 유구의 선착장 시설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었으나 관동리에서 명백한 선착장 유구가 나와 김해 왕경으로 통하는 육해상 물류 통로를 밝히는 데 중요한 근거자료를 얻게됐다”며 “육해상 교통시설과 건물터 등이 결합된 복합 유적은 중국, 일본에도 전례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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